풍자 ‘실종’… 선정·폭력성만 난무

    문화 / 시민일보 / 2007-12-26 19: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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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질시비 자초한 SBS ‘웃찾사’
    한 동안 잠잠했던 코미디 저질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SBS ‘웃찾사’가 배설물과 치부 강조 등 소아적 소재와 외모 비하, 선정성과 외설, 그리고 폭력성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풍자와 해학이 사라졌다. 말초적 억지 웃음을 강요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안팔아’, ‘큰형님’ 등의 코너는 무의미한 단어와 괴성을 반복, 시청자를 불쾌하게 만든다.

    ‘안팔아’는 첫회부터 “방귀 뀌었어”라며 냄새를 날려보내는 연기로 혐오감을 불렀다. 이후 “엉덩이가 바지 먹었어. 빼봐. 맨손으로 빼”라는 식의 ‘지저분한 개그’를 계속 중이다.

    ‘안팔아’ 뿐 아니다. ‘딸부잣집’은 여성 외모 비하에 그치지 않는다. 덩치 큰 남자 개그맨이 영화배우 김혜수의 시상식 패션을 흉내내며 가슴을 노출하는 등 사실상 자학했다.

    SBS 스스로도 ‘웃찾사’의 탈선을 우려하고 있다. 방송 비평 프로그램 ‘열린TV 시청자세상’은 22일 ‘클릭! 시청자목소리’를 통해 ‘웃찾사’의 과격성과 선정성을 비판했다.

    남자 개그맨끼리 진하게 입을 맞춘 ‘술한잔혀’, 상대방을 밀어 넘어뜨리는 ‘웅이아버지’와 ‘딸부잣집’ 등을 문제 삼았다. “지나친 노출 등 선정적인 장면이 많아 보기 좋지 않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부상이 잦은데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장면이 많아 위험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웃찾사’의 간판 격인 ‘형님뉴스’도 변질됐다. 출연진이 이미 두 번이나 막을 내리려 했던 이 코너는 SBS의 요구로 지속되고 있다. 연출자 교체와 함께 ‘형님뉴스’에서는 날카롭고 정의로운 세태 풍자가 자취를 감췄다. 대신 ‘엎어지고 자빠지는’ 슬랩스틱으로 가까스로 연명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선거라는 5년만의 소재도 눈을 뜬 채 놓치고 말았다.

    남녀평등을 위해 브래지어를 입고 있다며 여자 속옷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는 남자 개그맨, 쟁반이 찌그러지도록 머리를 때리는 등 난장판을 벌이며 대사와 상황, 즉 논리를 통한 웃음을 포기했다. 선정성과 치졸함으로 옛 영화 재현을 꿈꾼다면, 엄청난 착각이다. 시청자 수준을 무시하는 태도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웃찾사’ 시청률이 좋은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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