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헌법·기본질서 지키는 것”

    인터뷰 / 시민일보 / 2008-02-11 17: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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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이영애 자유선진당 최고위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등 가치관 이회창 총재와 같아 적극적 지지
    대운하 건설은 재앙 초래 우려도… 새정부 기조 벗어날땐 강력 비판""



    “정치는 법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헌법과 기본질서를 제대로 지키는 것이다. 현란한 쇼가 판을 치는 정치무대는 진정한 정치도 아니고 올바른 정치도 아니라고 본다.”

    국내 사법사상 첫 여성법원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영애 자유선진당 최고위원은 11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치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법조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정치를 하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냥 법조인으로 살고 싶었다. 다만 (내가)법조인이건 정치인이건 자유민주주의 실현과 법치주의 실현을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 이회창 총재가 내세우는 가치는 바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법치주의다. 그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에 적극 지지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상돈 교수나 유석춘 교수 같은 분들을 존경한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또 “이 총재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법치주의를 기조로 하는 정통보수 정당을 하신다고 해서 동참하게 됐다”며 “자유선진당의 골격을 만드는 뜻 깊은 일에 같이하는 사람이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참여를 권면하는 역할이 최고위원으로서의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유선진당의 방향에 대해 “우리나라 정통 보수주의 가치 확립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만약에 정부가 그 기조에서 벗어날 경우, 건전한 비판 세력으로 거듭나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당임을 내세우는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였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인적 구성으로 봤을 때 ‘정말 보수일까’ 하고 의심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과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는 “나는 실용주의라는 게 뭘 의미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해 나가는 거 봐야 하겠지만 이명박 정부의 견제 세력으로,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가차 없는 비판이 가해질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적 기본질서가 흐트러지는 일이 없게끔 그 길을 바로 가도록 하는 역할을 해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햇볕정책 기조를 계승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북핵 정책 등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지난 대선 때 제시된 한나라당 평화비전은 문제가 많은 정책이라고 생각했다. 결코 보수당에서는 나올 수 없는 정책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제대로 된 보수 정책을 추구하는 정통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이영애 최고위원은 경부대운하 건설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경부운하는)일반 상식으로 볼 때 재앙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서 “경제성도 전혀 없고, 더구나 우리나라 지리적 여건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산악지대가 70~80%나 되는 우리나라에서 대운하를 뚫는다는 발상이 말이나 되느냐”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운하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오는 4월9일 총선 문제와 관련, 이 최고위원은 “우리와 똑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인재들을 공천할 것”이라며 “그러면 정통보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전국적으로 지지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치인이나 법조인이나 이영애는 기본적으로 달라질 것 없다”면서 “지켜 봐 달라”고 주문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재임 당시 그가 내린 새만금 관련 판결은 이 최고위원의 강단 있는 성품을 잘 반영해주는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주도로 이미 97% 공정을 보이고 있던 새만금 공사가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1심에서 ‘공사중지 가처분’ 판결이 내려져 이 최고위원에게 넘겨졌다.

    당시 사회적으로는 계속되는 반대시위, 삼보일배 등으로 공사중단을 요구하는 환경단체 반발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반대론자들은 현장검증을 위해 그곳을 찾은 이 최고위원을 포위하고 40분 동안이나 자동차 속에 가두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같은 상황도 새만금 문제를 정책적으로 판단해야한다는 이 최고위원의 소신을 꺾지 못했다. 강단 있는 판결로 새만금 공사 진행의 물꼬를 과감히 터주었던 것.

    주심판사로 재판을 주도했던 이철희 장영자 사건도 소신을 지키는 그녀의 기질을 보여주는 사례.

    대한민국 사상 최대의 금융 스캔들로 기억되는 이 사건은 당시 살아있는 권력인 전두환, 이규동 등이 관련됐던 만큼 재판 결과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이 최고위원은 외부 상황에 특별한 압력을 느끼지 않고 실형을 선고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 이 최고위원은 “추구하는 가치에 충실하고자 하기 때문에 평소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편이 아니다”며 “출세를 위해 시류에 영합한 적 없는 ‘바르게 살자’형”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23세이던 지난 73년부터 2004년까지 판사로 재직, 한때 여성 대법관 1순위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춘천지원장을 끝으로 법복을 벗은 정통 법조인 출신이다.

    서울법대 수석졸업한 71년, 같은 해 사법시험에 수석합격으로 장안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특히 이회창 총재와는 좌 우 배석 판사로 함께 한 법조계의 오랜 인연이 정치계로까지 이어지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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