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MB심판론'으로 측근들 ‘흔들’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8-04-02 11: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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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4.9 총선의 최대 이슈는 'MB심판론'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한지 아직 50일도 안 된 시점이다.

    따라서 지금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MB심판론'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이른바 ‘강부자-고소영’이라 불리는 초대 내각인사파문에서 나타났듯이 그의 인사시스템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는 게 문제다.

    이런 유형의 인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둘째,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집착이 지나쳐,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르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문제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을 콘크리트덩어리로 아름답게 포장해 일시적으로 눈가림했던 것처럼, 대운하도 그렇게 대충대충 해버리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셋째, 말로는 대화합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MB 당’을 만들기 위해 정적(政敵) 박근혜 전 대표 측을 제거하는 형태로 진행된 ‘엉터리’같은 공천도 문제다.

    ‘친박연대’라는 희한한 이름의 정당이 탄생된 것도, 따지고 보면 ‘MB’가 부추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MB심판론'이 국민들 사이에 설득력 있게 퍼지고, 그의 측근들이 본의 아니게(?) 유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MB'계의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이 'MB심판론'으로 인해 죽을 맛이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발표에 따르면, 문 후보와 무려 20% 가까운 지지율 격차를 보이고 있어 사실상 따라잡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아예 이번에 금배지를 포기하고 말았다.

    홍사덕 친박연대 선대위원장의 도전장을 받게 된 그는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으로 일단 총선에서 패하는 수모를 벗어날 수 있게 됐지만, 어쩌면 그로 인해 그가 꿈꾸던 7월 당권도전의지마저 접어야 할지 모른다.

    경선 당시 이른바 중재안이란 걸 만들어 'MB'를 후보로 만들어 준 공신이 'MB심판론'으로 인해 파산지경에 이른 셈이다.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도 마음이 편치 않다.

    민주노동당이라는 군소정당의 강기갑 후보에게 ‘쩔쩔’ 매고 있는 중이다.

    그는 당초 여론조사에서는 강 후보에 무려 30%이상 앞섰지만, 'MB심판론'의 유탄을 맞은 지금은 겨우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지지율이 역전 당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경선 당시 'MB'캠프의 대변인으로 맹활약했던 박형준 의원도 위태롭다.

    당초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으나 느닷없이 불거진 'MB심판론'으로 인해 지금은 친박 무소속 연대의 유재중 후보와 채 1%도 안 되는 소수점 범위 내 경합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역시 박 의원과 함께 'MB'캠프의 여성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진수의 의원도 고전 중이다.

    초기에는 통합민주당 최재천 의원에게 무려 10% 정도 앞선 것으로 조사됐으나, 'MB심판론'이 불거진 지금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최 의원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날 정도다.

    따라서 쉽지 않다.

    한때 박 전 대표 핵심이었다가 MB 캠프로 옮겨간 전여옥 의원도 김영주 민주당 후보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더블스코어까지 앞서가던 지지지율 격차가 'MB심판론'여파로 이제는 한자리수로 좁혀지고 말았다.

    특히 'MB심판론'은 야권 호보들의 단일화 움직임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 경기도 고양덕양갑에 출마한 민주당 한평석 후보와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간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1일 오후 고양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일 양측에서 인정하는 1개 이상의 여론 조사기관에 의뢰해 그 결과를 토대로 총선 후보를 단일화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대해 심 후보측은 한 후보의 제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출마한 서울 은평을과 한나라당 홍정욱 후보와 진보신당 노회찬 후보가 출마한 노원병 등에서 추가로 후보연합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은평을의 민주당 송미화 후보와 노원병의 민주당 김성환 후보측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MB심판론'이라는 대의 앞에 결국 두 후보도 승복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필자의 전망이다.

    결국 때 이른 'MB심판론'이 MB 측근들을 사지(死地)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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