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배우들 할리우드 편견을 깼다

    문화 / 시민일보 / 2008-04-27 18: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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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조·김윤진등 美 스크린·안방서 맹활약
    단지 햄버거를 먹기 위해 나선 길이 험난한 모험으로 바뀌는 코미디 영화 ‘해롤드와 쿠마’(2005)에 나오는 존 조(36)와 칼 펜(31)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해온 여느 아시아인 배우들과 다르다. 그들처럼 화려한 무술을 선보이거나 애써 아시아적 색채를 띠는 뭔가를 보여주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아시아 배우들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다음 세대 아시아 배우들을 위한 길을 닦고 있다.

    ‘해롤드와 쿠마’의 존 허위츠(31)와 헤이든 슈로스버그(30)는 영화의 주연으로 아시아 배우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썼다. 평범한 아시아인 남자배우를 원했고 한국계인 존 조가 해롤드, 인도계 칼 펜이 쿠마 역으로 발탁됐다.

    존 조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를 위한 각본은 정말 흔하지 않다”며 “‘해롤드와 쿠마’는 특히 인종과 관련된 편견과 농담들을 무겁지는 않지만 영리하고도 깊이 있게 다뤘다. 영화는 인종이 다르다는 것이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역시 한국계 배우인 그레이스 박(34)은 독립 느와르 영화 ‘웨스트 32nd’(2007)에서 존 조의 상대역을 연기했다. TV 시리즈 ‘배틀스타 갤럭티카’(2003)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녀는 “할리우드의 방송·영화 산업이 배역에 특정 인종을 원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시아계 배우들을 점점 더 많이 캐스팅하려고 한다”며 “이전에는 동양인 배우라 하면 미녀삼총사 나오는 루시 리우(40) 정도만 떠올렸는데 지금은 많은 동양인 배우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동양인 배우들이 그들을 무겁게 짓누르던 편견의 벽을 어느 정도 깨부순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NBC 방송의 드라마 ‘히어로즈’(2006~2007)에서 안도 역을 맡고 있는 제임스 카이슨 리(33)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아시아계 미국 배우들 중 하나다.

    그는 “동양인 배우들도 연기 능력이 충분히 있으며 ‘히어로즈’뿐만 아니라 ‘그레이 아나토미’, ‘로스트’등의 드라마들이 사랑 받는 데에는 동양인 배우들도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ABC 방송의 드라마 ‘로스트’에서 김윤진(35)이 연기하고 있는 ‘선’ 은 제작자 J J 에이브럼스(42)가 그녀를 위해 새롭게 만들어낸 배역이다.

    선과 그녀의 남편 진(대니얼 대 김·40)은 드라마 초반 폭력적 남편, 순종적 아내 등 아시아인 부부의 스테레오타이프를 보여주지만 캐릭터 진화에 따라 인종색을 드러내는 부분은 점점 사라진다.

    그녀는 “난 모든 역할을 해낼 자신이 있다. 요즘은 캐스팅 감독들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배우들을 물색하고 있다. TV 시리즈의 주인공을 따내기 위해서 젊거나 백인일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영화제 디렉터 양치우이는 동양인 배우들에 대한 대중의 선입관은 주류 미디어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이미지에 근거한다고 짚는다.

    “물론 우리의 능력 밖의 일들도 있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영화에서 최대한 동양인을 정직하게 묘사하도록 노력하는 것이고 능력을 키워 활동 영역을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시스

    사진은 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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