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내 변신, 내가 봐도 통쾌하다”

    문화 / 시민일보 / 2008-05-15 18: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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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믹캐릭터 벗고 ‘온에어’서 세련男으로 인기몰이
    나가서 잘 된 가족가 돌아오는 걸 맞이하는 친정 식구의 기분이랄까? 스크린에서 2대8 가르마와 몸빼바지, 사투리와 바보연기를 불사하던 배우 이범수가 안방극장을 통해 연타석 대박을 쳤을 때, 그런 이범수가 공포물 ‘고사’로 다시 영화로 유턴하겠다고 했을 때 잠시 이상한 감흥을 느꼈다.

    ‘온에어’의 매니저 장기준은 똑 떨어지는 수트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인물. 이범수의 ‘수트발’이 극에 달했음은 물론이다.

    이범수의 장기준은 새롭게 창조됐다기보다는 이범수 안에 내재됐던 도회적 감성을 끌어올린 캐릭터라 해야 적합하다. 실제 이범수는 패션에 관심 많고, 된장찌게 못지 않게 스파게티를 좋아한다. 지금, 누가 그를 보며 촌스런 시골뜨기 캐릭터를 떠올릴 것인가. 반복되던 코믹 캐릭터에서 드라마틱하게 벗어난 이범수 스스로도 세련된 변신이 몹시 반가운 눈치다. 그는 말했다. “내 변화가 통쾌하다.”

    ◆얼굴의 각이 장난이 아니다. 예전보다 훨씬 날렵해졌다.= 양에 안찬다.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온에어’ 촬영에 들어가서. 그 안타까움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보통 사람은 체지방 지수가 30%를 왔다갔다 한다. 보디빌더까지는 아니지만 체지방이 10%대까지 갔었는데 운동을 못했다. 더 내릴 수 있었는데.(웃음) 운동을 시작하면서 더 젊어진 기분이다.


    ◆‘온에어’가 종영을 앞두고 있다.= 굉장히 흡족하다. 물론 완벽한 건 없기 때문에 저 스스로도 부족한 점을 느끼지만, 어쨌든 완벽이란 없으니까. 하지만 나름대로 시도를 했다는 게 흡족하다. 브라운관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달까. ‘봉달희’ 때 냉철하고 차가운 의사를 추구했다면 ‘온에어’ 장기준을 통해서는 도회적이면서 비즈니스맨처럼 세련된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했다.


    ◆의도가 역할과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양복이 잘 어울린다, 댄디하다는 이야기를 패션 전문가, 일반 시청자들에게까지 들었다. 너무 좋다. 의도했던 바기 때문이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몸을 가꾸고 자신을 관리해와서 더 보람이 있다. 장기준의 매력을 스스로 느껴서 더욱 그렇다. 남자다운 소신도 있고 배려심도 있고 부드럽고. 낙천적인 성격에 유머러스함까지 갖췄다.


    ◆헌신적인 캐릭터라는 점이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과 비슷하다.= 이어진 헌신적인 캐릭터라는 데 공감한다. 거기에다가 장기준에게는 열정이 있다. 열정이 있다. 열정이 있기 때문에 여배우에 대한 배려와 희생이 있고, 열정이 있기 때문에 ‘오승아 비디오’가 근거 있냐고 따지고 다그치고 소리지른다. 장기준 속에 그런 열정이 너무나 좋았다. 그래서 장기준과 이범수가 잘 매치가 되지 않았나 싶다.


    ◆장기준을 떠나보내기가 쉽지 않겠다.= 뭐랄까, 장기준이란 인물에 아직도 흠뻑 빠져있다. 장기준으로 살아가며 사랑받던 순간순간이 행복한거다. 털어내기가 쉽지 않다.


    ◆스크린에서만 활약하다 두 편의 드라마로 연이어 성공을 거뒀다.= 처음엔 외도라고들 했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나름대로의 연기 영역 활장이라고 하고 싶었다. 범주를 확장시켜 보고 싶었고 때마침 좋은 기회가 왔다. 그 전에도 ‘환상의 커플’ 이라든지 ‘닥터깽’ 등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스케줄과 안맞았다. 나름의 소신이라면,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에서 구별없이 좋은 배우는 사랑받을 수 있는 거라는 걸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게 모험이든 도전이든.


    ◆영화의 코믹 캐릭터를 뒤집어 새로운 걸 보이겠다는 계산이 있었나.= 100% 그랬다. 영화랑은 다른 걸 보여주겠다고 생각했다. 똑같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는거다. 캐릭터든 작품이든, 사람들이 미처 몰랐던 나를 보여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욕구를 늘 지니고 있었다. 그 와중에 시놉시스를 받았기 때문에 즉각 기다렸다는 듯이 보여줄 수 있었다.


    ◆연이어 영화에 들어간다. 스크린에서도 ‘다작 배우’ 소리를 많이 들었다.= 여유가 있어야겠다고 의식하지느 않는다. 촬영 안 할 때는 내가 누구보다 릴랙스할 거다. 알아보는 게 싫어서 나가질 않는다거나 밀폐된 공간에 틀어박힌다거나 하는 건 없다. 친구와 극장도 가고, 명동도 나간다. 의식하면 삶이 더 고달프니까. 촬영이 없을 땐 연주자가 기타 줄을 풀어놓듯이 줄을 풀어놓고 싶다.


    ◆이제 ‘온에어’가 끝난다. 결말이 마음에 드나?= 어차피 바로 나올텐데, 말씀은 안드리겠다. 찡하고 벅차게 끝난다. 장기준에게도 내게도 그 결말이 찡하고 벅찼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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