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노무현 부활’ 도우미인가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8-10-01 18: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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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완화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 초반으로 폭락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지난달 29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지난주 동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비해 4.5%p하락한 21.1%로 집계됐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63.5%로 지난주에 비해 5.5%p가 상승했다.

    또 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별로 좋지 않은 느낌을 갖고 있다'는 '비호감'응답이 48.0%로 '비교적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는 응답(36.9%)보다 무려 10%p나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이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하기로 한 정부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당론을 정함에 따라 이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실제 '종부세 완화' 논의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잘못했다'는 의견이 59.7%로 '잘했다'는 답변(24.5%)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즉 한나라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30% 중후반을 유지하는 한나라당 지지도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한나라당 지지율마저 폭락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폭락하면 누가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까?

    제1 양당인 민주당일까?

    상식적으로는 그렇게 돼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현실은 그게 아니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추락해도 민주당 지지율을 꿈적도 하지 않는다.

    정세균 대표는 최근 ‘뉴민주당 플랜’을 본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민주당은 당의 진로와 좌표설정 작업을 맡을 ‘뉴민주당비전위원회’와 2010년 지방선거에 투입할 인재영입을 위한 '2010인재양성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달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46.5%를 기록해 총선 이전 수준(4월 첫주 조사, 48.4%)에 육박한 반면, 민주당은 오히려 추락해 17.1%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정부.여당의 잇따른 악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 누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토론사이트 '민주주의 2.0'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과 관련, '별 문제없다'는 의견은 45.9%로 '문제 있다'는 의견(38%)보다 제법 높았다.

    예전 같았으면, ‘문제 있다’는 응답자가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염증을 느껴 한나라당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묻지 마’ 투표를 했던 것에 비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와도 같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막무가내 식 국정운영 방식이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를 바 없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무덤에서 끌어내고 그를 부활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특히 현 정부가 '부자들만을 위한 정부'라는 의견은 68%로 매우 높았으며, '서민중산층을 위한 정부'라는 답변은 18%에 그쳤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 서민과 중산층이 완전히 등을 돌릴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명박 정부의 이 같은 실정이 차기 지방선거와 총선은 물론 모든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사살하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추종자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명박 대통령의 잇따른 국정운영 실패가 무덤 속에 들어간 것과 다를 바 없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활을 돕고 있다는 말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자진 탈당하는 것은 어떨까?

    한나라당 소속으로 차기 지방선거와 총선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은 물론,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려는 인사들을 위해서라도 그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위해 이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한편 여론조사는 자동 응답시스템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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