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문수, ‘포장’보다 ‘알맹이’다

    고하승 칼럼 / 시민일보 / 2008-10-14 15: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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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국장 고 하 승
    한나라당 내에서 박근혜, 정몽준 의원 등과 함께 차기 유력 대권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사람이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다.

    물론 대통령 후보감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골라 뽑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론되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그 가운데 골라 쓸 만 한 사람이 없다면 어찌될까?

    아니, 그보다도 ‘알맹이’는 콩알만 한데, ‘포장’만 그럴듯하게 한 과대선전으로 국민을 속인다면 결과는 어찌될까?

    즉 ‘신화는 없다’는 책 한권의 ‘과대포장’에 속아, 우리 국민이 결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우(愚)를 범했던 것과 같은 과오(過誤)를 되풀이 한다면 어찌되겠느냐는 말이다.

    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실제 14일 서울시와 경기도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 그 모습이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오세훈 시장이나 김문수 지사 모두 ‘알맹이’보다 ‘포장’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 혼쭐이 났다.

    우선 서울시의 경우를 보자.

    이날 최욱철 의원은 “정부보다 많은 서울시 해외홍보 예산은 ‘오세훈 대통령 만들기’의 시작이냐”고 따져 물었다.

    실제 서울시는 올해 홍보예산으로 지난해 관련 예산의 3.6배인 약 487억원을 책정했다.

    특히 해외홍보 관련 예산이 총 367억 5000만원으로 전체 홍보예산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해외홍보 관련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의 해외홍보문화원 운영예산(117억원)의 3배가 넘고, 관광홍보 책임기관인 한국관광공사의 해외관광객 유치홍보 예산(334억원)보다도 많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과잉 편성인 것이다.

    과거 MB 서울시장 재임당시, 청계천 홍보 프로그램 재작비용에만 시민 혈세로 10억원을 쓰는 등 치적홍보에만 열을 올렸던 것과 흡사하다.

    MB가 자신의 치적을 포장하는 비용으로 예산을 ‘펑펑’ 써서 결국 성공(?)했던 것처럼, 오시장도 자신도 그렇게 하려고 하는 속셈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국민이 같은 일로 두 번 속을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이런 점은 김문수 도지사도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요즘 부패와의 전쟁이 한창이라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말 뿐이다.

    각종 구호와 전시행정만 난무할 뿐, 정작 ‘알맹이’는 없다.

    실제 도는 민관합동태스크포스 구성을 통한 부패방지시책을 수립하고 ‘금품 및 향응제공률 제로의 해’를 선포하는 등 요란을 피웠었다.

    뿐만 아니라 청렴옴부즈맨 제도와 부조리신고 활성화 제도 등을 실시한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한가.

    경기도에서 부조리신고활성화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금품 향응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물론 이에따라 3000만원 포상금 예산은 전액 불용처리 됐다.

    청렴옴부즈맨제도는 시민이 직접 공사계약 과정에 참여해 입찰 단계부터 비리 개연성을 차단한다고 했는데, 실효성이 없어 아예 시행조차 안 되고 있다.

    민관합동 TF 활동도 실적도 단 1회에 불과하다.

    ‘소리’만 요란했을 뿐, 내용이 없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시장이나 김지사가 모두 당내에서 차기 유력 대권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 아닌가.

    차기 대통령 선거는 18대 대통령 선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아무리 예산을 ‘펑펑’ 써가면서 ‘포장’을 그럴듯하게 잘 꾸리더라도 ‘알맹이’가 시원치 않으면 결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즉 온갖 구호로 치장을 잘하더라도 그 내용물이 시원찮으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필자는 오시장과 김지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이 진정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다면, ‘포장’에 치중하기보다는 ‘알맹이’를 만드는 일에 좀 더 신경을 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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