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감독도, 티켓 파워 배우도 없는 기대작이 나왔다. 개봉을 기다리며 창고에 2년 가까이 묵혀 있었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을 정도다.
죽은 어미, 아비를 붙들고 목 놓아 울던 어린이들은 ‘전쟁 그 후’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전쟁의 폭격과 피 튀기는 어른들의 싸움이 끝난 뒤 홀로 남겨진 소년들의 생존기가 펼쳐진다. 송창의(29·왼쪽), 이완(24·오른쪽)이 18세 소년들이다.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감독 배형준)는 역설적인 의미의 비극이다. 너무 배고프면 배고프다는 말 조차 할 수 없는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 슬픔이 절정에 이르면 눈물조차 말라버리고 만다. 배고픔과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울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
영화는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3년을 배경으로 한다. 네 것 내 것이 혼란스럽기만 한 50년대 에 ‘봉이 김선달’을 꿈꾸는 두 남자의 치열한 생존기가 관통한다.
절망에서도 재건의 의지와 희망은 피어난다. 전쟁을 겪은 소년들은 내적 조로증에 걸려 조기 성숙했다. “기브 미 쪼꼴렛”이란 생활 영어도 일찍이 터득했다. 구걸하거나 약탈할 수 없다면 ‘봉이 김선달’의 지혜라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양주, 담배→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현물을 매점매석해 큰 차익을 노리는 식이다. 여기에 졸병 소년들까지 모으니 아귀가 맞는다.
송창의(태호), 이완(종두)가 김선달들이다. 태호는 무조건 많이 가진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명석한 두뇌를 장사 수완에 활용한다. 채찍을 들고 싸움을 연습하는 종두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태호가 이성적이라면, 종두는 감성에 치우친다.
‘미스 캐스팅’ 논란 가능성도 존재한다. 영화가 성공하면 후광효과야 보겠지만 ‘소년’이 아닌 ‘소년의 보호자’로 보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 주인공이 드라마 캐릭터를 영화에도 이양했다는 것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래도 영화는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전쟁이 휩쓸고 간 비극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정리했다. 눈·코·입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뤄졌다.
1000만 관객의 신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떠올리게도 한다. 6·25를 소재로 했다는 사실은 전후 상황적 차이점만 있을뿐 동일하다. 남자배우 투톱으로 극을 이끈다는 것도 같다. 시장통 부감 샷으로 영화를 끝맺는 점은 놀랍도록 닮았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굵은 감동을 준다면,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소품 같은 재미가 있다. 11월6일 개봉한다.
죽은 어미, 아비를 붙들고 목 놓아 울던 어린이들은 ‘전쟁 그 후’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전쟁의 폭격과 피 튀기는 어른들의 싸움이 끝난 뒤 홀로 남겨진 소년들의 생존기가 펼쳐진다. 송창의(29·왼쪽), 이완(24·오른쪽)이 18세 소년들이다.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감독 배형준)는 역설적인 의미의 비극이다. 너무 배고프면 배고프다는 말 조차 할 수 없는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 슬픔이 절정에 이르면 눈물조차 말라버리고 만다. 배고픔과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울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
영화는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3년을 배경으로 한다. 네 것 내 것이 혼란스럽기만 한 50년대 에 ‘봉이 김선달’을 꿈꾸는 두 남자의 치열한 생존기가 관통한다.
절망에서도 재건의 의지와 희망은 피어난다. 전쟁을 겪은 소년들은 내적 조로증에 걸려 조기 성숙했다. “기브 미 쪼꼴렛”이란 생활 영어도 일찍이 터득했다. 구걸하거나 약탈할 수 없다면 ‘봉이 김선달’의 지혜라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양주, 담배→쌀→….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현물을 매점매석해 큰 차익을 노리는 식이다. 여기에 졸병 소년들까지 모으니 아귀가 맞는다.
송창의(태호), 이완(종두)가 김선달들이다. 태호는 무조건 많이 가진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일념으로 명석한 두뇌를 장사 수완에 활용한다. 채찍을 들고 싸움을 연습하는 종두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되고자 한다. 태호가 이성적이라면, 종두는 감성에 치우친다.
‘미스 캐스팅’ 논란 가능성도 존재한다. 영화가 성공하면 후광효과야 보겠지만 ‘소년’이 아닌 ‘소년의 보호자’로 보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 주인공이 드라마 캐릭터를 영화에도 이양했다는 것 역시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래도 영화는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전쟁이 휩쓸고 간 비극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정리했다. 눈·코·입 어느 것 하나 완벽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조화가 잘 이뤄졌다.
1000만 관객의 신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떠올리게도 한다. 6·25를 소재로 했다는 사실은 전후 상황적 차이점만 있을뿐 동일하다. 남자배우 투톱으로 극을 이끈다는 것도 같다. 시장통 부감 샷으로 영화를 끝맺는 점은 놀랍도록 닮았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굵은 감동을 준다면,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소품 같은 재미가 있다. 11월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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