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칼럼, 뒷 이야기

    기고 / 시민일보 / 2008-12-14 18: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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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돈 (중앙대학교 법대 교수)
    두바이 칼럼이 의외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당일 조선닷컴이 헤드 기사로 걸어 두었던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두바이를 언급했던 정치인은 김문수, 오세훈 등 많습니다.

    심지어 일산의 호수공원을 두바이처럼 만들겠다는 의원도 있었으니까요.

    두바이 거품 논란은 간간히 주로 영국 언론에 나왔습니다.

    미국 언론은 자기네 사정이 급해서 그런지, 다른 나라 일은 관심 밖입니다.

    칼럼에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간단하고 강한 표현을 쓰기 마련입니다.

    제가 ‘미친 정부’라는 표현을 쓴 것도 그런 것이지요.

    이런 맥락에서 ‘미친’이란 영어로 ‘mad' 보다는 ’crazy'이지요.

    영국 언론도 두바이 정부의 개발은 ‘crazy'하다고 썼습니다.

    사실 두바이 정부의 원대한 건설계획을 보면 ‘crazy’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mad’한 것이지요.

    아부다비가 두바이에 구제금융을 주기 때문에 두바이가 망한 것은 아니라는 엉뚱한 주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글에서 편의상 두바이를 ‘도시 국가’라고 표현했지만 그것도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두바이는 아랍 에미레이트를 구성하는 7개 토호국 중의 하나이고, 아부다비는 그 중 가장 큰 것이지요.

    그러나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미국 연방정부와 캘리포니아와의 관계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각각 독립적인 행정조직과 주권기능을 갖고 있지요.

    아부다비가 두바이에게 구제금융을 주니까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구제금융을 주니까 괜찮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새무엘 헌팅턴은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의 저주’(Curse of Oil)를 받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석유 덕분에 게을러도 온 국민이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잘 살고 있으니 발전이 없다는 것이지요.

    헌팅턴은 ‘세금 없이 대표가 없다’(No representation without tax.)고 했습니다.

    국민이 세금을 내야 주인의식을 갖고 정부를 감시한다는 것이지요.

    중동은 그게 없습니다.

    두바이 거품도 거기서 출발한 것입니다.

    두바이를 국가로 보면, 국민 1인당 온실가스 배출이 제일 많은 나라가 바로 두바이고, 운동부족과 과잉영양으로 국민중 비만과 당뇨가 가장 많은 나라가 두바이라는 빈정거림도 있더군요.

    녹색성장을 외치는 정부가 두바이를 본받자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중앙일보만 두바이의 거품 붕괴를 보도했습니다.

    다른 신문들은 관심 밖이었는지, 알고도 모른체 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경향이나 한겨례 같은 신문들이 이런 문제를 먼저 다루지 못한 것은 인력이 부족해서인지 어때서인지 모르겠습니다.

    후보 시절, 그리고 취임 직후 MB는 중요한 외국 방문을 세 차례 했습니다.

    후보시절에 독일의 라인-다뉴브 운하와 두바이를 방문했고,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해서 캠프 데이비드에서 묵었지요.

    현 정부가 이 세 차례 방문의 대가를 치루고 있다고 표현하면 너무 지나친 ‘블랙 유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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