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소통 불능’ 캐릭터 너무 공감”

    문화 / 시민일보 / 2009-02-22 19: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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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휴대폰’ 속 사이코패스에 연민
    “나도 연기자 안됐으면 자폐적 인간 됐을 것”


    박용우(38)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다.

    선하고 순박한 모습, 악랄하고 사이코적인 양면 이미지가 모두 발견된다.

    누군가는 자상하게, 어떤 이는 냉정하게 그를 평가한다. 특유의 “껄껄껄” 웃음소리는 듣기에 따라 호탕하다는 느낌을 준다. 동시에 오싹해 보이는 구석도 있다.

    그는 최근 최근 사이코패스급 인물로 변모했다. 영화 ‘핸드폰’이 박용우를 무서운 존재로 만들었다. 직장에서는 친절한 사원이지만, 사적으로는 사이코적 면모를 드러내는 캐릭터다. 직장 내 스트레스를 폭발적으로 풀어낸다. 극단적인 양상으로 분출시킨다. ‘핸드폰’에서의 강렬한 캐릭터가 박용우 자체를 설명해버렸다.

    박용우는 “나는 결코 사이코패스가 될 수 없다”면서 재미로 풀어본 사이코패스 테스트 결과를 제시했다. “나도 내가 좀 특별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라. 한 문제도 못 맞혔다”는 것이다. “냉정하고 차분하면서도 창조적이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도 못되는구나….”
    박용우는 사이코패스도 ‘후천적 감정기형아’일 것이라고 여긴다. 또 “나 역시 그런 과정을 겪었다”고 털어놓는다. “연기자가 안 됐으면 굉장히 자폐적인 사람으로 살아갔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선천적으로 예민하고, 이를테면 여성성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성장 일기를 고백한다.

    진심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억울하기만 했다. 목적성을 갖고 사람을 사귀고 싶지 않았지만 남들은 그렇지 않았다. ‘얘랑 사귀면 공부를 잘하니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친구는 주위에 여자가 많으니까 소개받을 수 있을 거야’ 식으로 계산적인 사회 구조를 깨달았다. “진정으로 소통을 하고 싶어서 다가갔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가랑비에 옷 다 젖는다고, 반복되니까 소통 방법을 잃어버리게 됐다.”
    “‘정이규’가 너무 공감 되는 거예요”라며 자연스럽게 영화 캐릭터를 끌어왔다. 상처 받고 소통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정이규’ 캐릭터를 사무치도록 이해했다.

    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조금은 반성하고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그래도 신념 같은 순수성을 잃고 싶지는 않다. 남들 눈에는 4차원으로 규정될지언정, 순수함은 영원히 지키고픈 명제 중 하나다.

    그래도 “순진하고 싶진 않다. 사회 구조에서 희생양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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