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진영, 죽음 앞두고 ‘비밀 결혼’

    문화 / 차재호 / 2009-09-02 17: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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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상 지켜온 연인 김씨와 7월말 웨딩마치
    대표작 ‘국화꽃 향기’속 주인공 같은 운명
    네티즌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 애도


    고 장진영(37) 소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가 2일 장진영과 애인 김영균(43)씨의 혼인 사실을 인정했다.
    소속사 측은 “장진영과 김영균씨는 지난 7월26일 라스베이거스의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며 “지난달 28일 (김씨가) 성북구청에서 혼인 신고하면서 법적인 부부가 됐다”고 밝혔다.

    소속사에 따르면, 김씨는 올해 6월14일 장진영에게 청혼했다. 결혼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둘만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기억되게 하기 위해서였다”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23일 첫 만남을 가졌다. 힘든 투병생활에도 서로 힘이 됐고 마지막 순간까지 손을 놓지 않았다.”

    김씨는 예당엔테테인먼트를 통해 “내가 곧 그녀였고 그녀가 곧 나였기에 아프고 힘든 길을 홀로 보내기 너무 가슴 아프다”며 “꿈 속에서나마 평생지기로 남고 싶었다”고 밝혔다. “진심으로 축복해주고 하늘에서나마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

    상속 문제는 장진영의 부모에게 위임했다.

    장진영과 김씨는 2008년 7월부터 사귀기 시작했다. 장진영이 위암 진단을 받기 두 달 전이다. 김씨는 사진가 출신이다.

    김씨는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장진영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뒤 빈소가 차려진 서울 아산병원으로 달려가 고인의 곁을 지켰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을 살다 갔다”며 애도를 표했다.

    장진영의 대표작 2003년 ‘국화꽃 향기’에서 장진영은 위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맞는 ‘민희재’ 역으로 나온다. 박해일이 죽음을 앞둔 여자를 헌신적으로 간호하는 남자로 등장했다. 영화 속 장면들이 현실과 오버랩 되면서 장진영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같은 해 영화 ‘싱글즈’로 장진영은 두 번째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았다. 티켓파워도 겸비한 흥행 여배우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여배우였다. 2005년 ‘청연’의 친일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겪긴 했지만, 그녀의 필모그래피에는 한 점의 오점도 없었다.

    2006년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2007년 SBS TV 드라마 ‘로비스트’가 장진영의 마지막 발자취다.

    2008년 위암에 걸렸다는 비보와 함께 그녀는 얼굴을 감췄다. 구당 김남수 옹으로부터 치료를 받았다는 소식과, MBC TV ‘뉴스 후’와의 전화 인터뷰, 김건모 콘서트를 관람했다는 목소리들이 장진영에 대한 팬들의 그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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