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 베라 “한국 비하할 뜻 전혀 없었어요”

    문화 / 차재호 / 2009-10-07 20: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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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국내판 출간
    “외국인 눈으로 본 낮선 한국모습 그렸을 뿐”


    한국 폄훼 논란을 일으킨 베라 홀라이터(30·독일)가 책으로써 해명한다.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문학세계사)은 오역과 왜곡 시비로 얼룩진 베라 논쟁의 부록 같은 책이다.

    6일 베라가 통역사를 대동하고 나타났다. “한국어가 서툴러 오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독일어로 말하겠다”고 양해부터 구한 그녀는 논란의 대목들을 조목조목 짚어 해명했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 이 책은 순전히 개인적인 체험을 쓴 것이고 주관적이란 것을 말하고 싶다”는 전제다.

    베라는 “내가 한국에 대해 절대적인 진실을 알고 있다거나 책에 나온 것이 다 진실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이 책을 쓴 동기는 한국어도 모르고 한국에 방금 도착한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부정적인 관점들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한국 폄훼 시비를 정리했다.

    7월 독일 출간된 서울의잠못이루는밤에 대한 현지 반응은 긍정적이었다는 것이 베라의 전언이다. “독일에서는 이 책이 아주 유머러스한 책으로 받아들여졌고, 한국에 관심이 생겼다거나 여행하고 싶어졌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독일어를 하는 한국인들이 이 책을 잘못 받아들인 것 같다”고 여겼다.

    “알려진 것처럼 내용이 극도로 부정적이진 않다. 독일 독자들도 그렇게 받아들였고, 나 역시 그렇다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변이다. “한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책을 썼다고 해도 내용적인 부분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신념도 전했다.

    베라가 꼬집은 오역과 와전은 유머러스한 대목에 있었다. 풍자적으로 선택한 단어가 직역되면서 ‘한국 지하철은 사막쥐 같다’, ‘예의 바른 유럽인으로서 말하건대’ 식의 표현들이 곡해된 것 같다는 판단이다.

    베라는 “예의 바른 유럽인으로라고 시작하는 대목은 자기 풍자적으로 사용한 문구다. 유럽인들이 마치 자신들은 모든 걸 알고 교양인인 양 행동하는 걸 나 스스로 풍자한 것”이라면서 “유럽 중심 사고를 풍자하려는 것이지 한국을 비하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의 지하철을 보면 내 동생이 키우던 쥐들이 생각난다’는 표현 역시 “들쥐란 말은 원문에 나오지 않는데 마치 들쥐인 양 번역됐다”면서 “그 쥐는 애완동물로 키우는 사막쥐였고, 부정적인 이미지는 없다”고 바로잡았다. “귀가 크고 껑충껑충 뛰는 사막쥐는 독일인들 사이에서 애완동물로 여겨진다”는 번역가의 이중 항변이다.

    베라는 “모든 작가는 물론 책을 팔고 싶어 한다”면서도 “내가 한국 TV에서 활동하는 유명인으로서(미녀들의 수다 레벨이지만) 책을 팔려고 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독일어로 썼고 애초부터 독일 시장을 겨냥했다”는 것이 증거다.

    국내 출간된 서울의잠못이루는밤은 독일어판과 표지까지 동일하다. 내용 역시 손보지 않았다. “문제가 됐던 부분을 고쳤다면, 다시 썼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원문에 있는 그대로 번역되기를 원했다.”
    베라는 “여러분들이 외국인으로 한국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느끼지 못할지 몰라도 일상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어떤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지 책을 통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한국에서의 1년으로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을 운운하는 것이 성급했던 것은 아니냐는 공격에는 “처음부터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걸 밝히면서 시작을 했고 주관적인 경험을 쓴 것”이라면서 “누구에게나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쓸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변했다.



    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의 잠 못 이루는 밤‘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저자인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중인 독일인 베라 홀라이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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