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부터 ‘오바마’까지.

    칼럼 / 김유진 / 2009-11-08 10: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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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보영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원
    (신보영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원)

    미국통신이라는 제목으로 시민일보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 벌써 일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가고 있다.

    주제에 대한 특별한 제약 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이야기를 미국 현지의 느낌으로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 필자의 욕심이었지만 아무래도 부족함이 많았음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의 매 주마다 한편씩의 글을 준비하게 되면서 많은 시간을 글 구상에 몰입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를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

    또 동시에 소중하고 값진 경험도 수확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글의 주제들은 자연스럽게 시사문제들이 주를 이루었다.

    특정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모든 분야를 초월하며 주제 선택을 하게 되었는데 이는 필자로 하여금 미국을 보다 폭 넓은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정권교체와 함께 다가온 오바마 민주당의 개혁 바람이 정책정향의 급격한 방향 선회를 예고하면서 불가피해진 정당간의 첨예한 대립은 워싱턴 정가의 모습과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을 비교하는 계기로 수 차례나 글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경찰들의 총기사용 문제나 지역의 자그마한 사건사고들은 미국사회의 현실을 묘사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흑백 갈등과 동양계 이민자들의 초창기 정착모습은 다문화 다인종 사회의 뿌리깊은 편견까지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벌써 40여편이 넘는 글이 되었고 필자는 이로 인해 또 다른 욕심을 갖게 되었다.

    바로 하나의 주제를 통해 거대한 미국을 한눈에 보고자 함이었다. 그러한 필자의 바람으로 미국의 대통령들을 정리해보는 작업을 구상하게 되었고 이는 또 ‘조지 워싱턴’ 에서 ‘버락 오바마’까지라는 제목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조지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까지 미국의 대통령들을 정리해보는 일은 미국의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각 대통령들의 배경과 성향 그리고 업적과 에피소드들을 정리하는 일은 오늘날의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필요한 안목을 제공해주는 훌륭한 자료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

    특히 세계 근대사에 있어 미국의 대통령제가 큰 영향을 끼쳤다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미 대통령사의 정리는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 볼 수 있다.

    세상이 전제봉건주의에서 공화국의 모습으로 바뀌고 또 민주주의가 서서히 자리매김하기 시작할 즈음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직함으로 신권을 받은 군주가 아닌 민권을 받은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처음 선보였던 시기가 바로 이 시점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뭘 해야 하는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어떤 예우를 해야 할지?

    아무런 기준이 없었던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때문에 미국은 아주 새로운 정치와 행정의 형태를 최초로 구성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그 역할은 사실 지금 이 순간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의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예를 거울삼아 자신들에게 맞는 정치와 행정의 틀을 진화 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의 건국 아버지(Founding Fathers)들이 세상에 준 영향은 미 헌법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 밖의 다른 곳에도 많은 자취를 남기고 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도 그 자취를 찾을 수가 있다.

    서른여섯 해에 걸친 일제 착취와 동족간의 비극으로 황폐화된 산하에서 결국 미국식의 제도가 자리잡지 않았었던가 말이다.

    물론 한동안 권력다툼으로 민주주의와 다소 동떨어진 모습으로 비추어지긴 했어도 제도의 근간만큼은 대한민국을 짧은 시간 동안 민주화와 산업화에 성공한 모델케이스로 선진국 대열을 눈앞에 둘 수 있게 했다.

    아무튼 미국의 대통령들을 정리하면 대의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발전과정을 볼 수 있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연방정부 설립만을 목적으로 했던 무당 시절에서부터 시작하여 정치권을 친영과 친불로 나누는가 하면 중앙집권과 지방자치의 대립을 가져왔던 ‘해밀터니안’ 과 ‘제퍼스니안’의 시대, 그리고 최초 단일정당이었던 공화당이 민주당으로 변신하는 모습과 이에 맞서는 휘그당의 운명 또 새로운 공화당의 재탄생 과정들은 정말 흥미롭기가 그지없다.

    또 남북전쟁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르고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을 겪었으며 최근의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전 등에 참전하고 있는 미국의 전쟁사 역시 대통령들의 얘기를 빼놓으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가 될 것이다.

    노예해방, 인종분리, 계층갈등과 같은 사회문제들의 해결과정들과 대공황, 뉴딜, 오일쇼크, 금융위기 등의 경제문제 해결과정들 역시 각 대통령 개인의 정치력과 시대상을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자료들이 될 것이다.

    때로는 믿음과 철학을 바탕으로 당리당락을 초월하여 단합을 이끌었고 역사의 전환점에서 큰 획을 그어 나가는 교훈적인 모습이 있었는가 하면 때로는 인간의 본성을 절제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도 함께 있었다.

    여자와 돈 그리고 음모와 술수 또 괴팍한 성격이나 특이한 취향 등 흠을 찾자면 여느 사람 못지않게 많을 것이다. 하지만 흉보다는 배울게 더 많을 거라는데 독자들도 뜻을 같이 해주리라 믿는다.

    정치권이 신뢰를 잃을대로 잃어버린 지금과 같은 시기에 미국의 정치역사를 더듬어 보고 배울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해 보는 일은 꽤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그럼 다음주부터는 앞서 예고한대로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시작으로 44대 '버락 오바마'까지 차례로 소개를 할 것이다.

    부디 많은 이들이 이들의 얘기를 읽으며 흥미를 느끼고 값진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말이다.

    200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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