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행복하고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다가 죽고 싶다”

    문화 / 민장홍 기자 / 2009-11-28 17: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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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현정(38)은 불혹을 목전에 두고 있다. “행복하고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다가 죽고 싶다”는 인생 목표의 반환점이다. 여자 나이 마흔, 고현정은 “만개하고 싶다”고 밝힌다.

    세월이 무색하다. 탄력있는 피부에 탱탱한 볼살을 달고 사는 고현정은 여보란듯 젊음을 뽐낸다. 시간이 거꾸로 가는 ‘벤저민’의 세계다. 어디서 불로초를 발견하기라도 한 것인지…. 마녀처럼 늙지 않는다는 ‘미실’은 고현정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득한다.

    피부 미인이라는 세간의 탄성은 고현정에게 때로 부담이다. “너무 힘들어요. 그것 때문에 죽겠어요. 포기하기도 그렇고, 거울을 잘 안 보기도 하거든요”라고 웃으며 투정해보기도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시선 분산이었다. “연기로 승부를 한 거죠. 거기로 눈이 돌아가게끔.”

    분명히 젊어보이되 세월 역행은 아니다. “겉은 어쩔 수 없어요. 흰머리도 막 있고, 늙어가고 있죠”란다. “미용실을 열심히 가야 하고,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란 순리, “뭘 알아야 겁나죠. 겁날 게 뭐 있어요. 겁난다고 안 오는 것도 아니고”라는 마음가짐으로 곧 마흔을 맞이한다.

    신비주의로 명사화된 고현정은 어느 순간 솔직함을 무기로 대중 앞에 섰다. 청순한 고현정은 소탈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이동했다. 고현정은 그 시절 그 청순함을 “억지스럽지 않게 회상 신으로라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죠”라고 그리워한다.

    일거수 일투족이 기사화되는 집요한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오히려 “새록새록 감사할 거예요. 특히 여배우들은 더 그렇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한다. “관심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 진짜 제 소망이면 진짜 그렇게 될 거예요. 그런 척인 거지, 정말 관심받는 걸 원하지 않으면 그렇게 될걸요? 밖으로 돌아다니고 다 하는데 모르기를 바라는 것, 이상하잖아. 그리고 진짜 사생활은 노출 안 하는 거야. 모르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연하남들과의 열애설, 이 또한 “본인이 간절히 원했을 거예요. 어떤 계기든…”이라고 답한다. “제가 그 사람 안 만났는데, 브래드 피트와 소문이 나진 않잖아요?”란다. “일곱번째 아이 입양한다며? 왜 그래 졸리는…”이라며 아는 체도 해본다.

    드라마 ‘선덕여왕’ 속 고현정이 여전히 오버랩된다. 주도면밀한 미실다움이 실제 그녀가 아닐까란 선입관도 생긴다. 고현정은 “저 트리플 A형이예요”라며 은근히 소심함을 드러낸다.

    스크린으로는 작품성 있는 영화, TV에서는 대중성 있는 드라마로 행보를 이어간 까닭도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내일 일도 모르는데, 계획한대로 되는 게 아무 것도 없고, 특히나 사람을 대하는 일은 진짜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오해만 안 생겨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고현정은 이재용(44) 감독의 영화 ‘여배우들’로 베니스영화제에 초청받았다. MBC연기대상 대상감으로 유력하게 지목되는 후보이기도 하다. 소감은? “레드카펫, 외국 가서 뭐해요. 뭔 소용 있어요. 그리고 MBC 좋은 일 아닌가요? 거기 4~5시간 배 집어 넣고, 너무 힘들어요. 계단공포증도 있는 데다가 드레스가 일단 없어요. 맞는 게. 한복을 입고 나가기도 그렇고”라며 심드렁하다.

    풋풋한 20대를 넘고, 30대 비밀의 장막을 걷어낸,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고현정의 현 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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