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강동원, 알고보니 구수한 남자?

    문화 / 차재호 / 2009-12-19 12: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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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는 경상도 사투리 심해… ""예전엔 고치려 노력했는데 지금은 안해"""
    ‘꽃미남’과 ‘엄친아’를 대표하는 영화배우 강동원(28)을 설명할 단어가 하나 더 있다. ‘사투리’….

    어쨌든 세 글자로 정리되는 이름 강동원은 신작 ‘전우치’, 후속작이 될 ‘의형제’까지 ‘땡땡땡’을 달고 산다.

    작은 머리통에 조각 같은 이목구비를 박아 넣은 강동원은 키마저 크다. 명문 고등학교, 한양대 공대 출신 스펙으로도 엄마 친구 아들(엄친아) 자격은 충분했다. 여기에 아버지가 대기업 부사장이라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강동원=엄친아’는 정설이 돼버렸다.

    이런 그가 경상도 사투리로 인사를 건넨다. 엄친아인 강동원, 구수하기까지 한 것인가.

    11년 간 서울 생활을 했다지만, 말투만 보면 막 상경한 분위기다. 경상도 말을 일부러 고집하거나 서울말을 억지로 주입하지 않았다는 강동원은 개성처럼 사투리를 구사한다. “예전에는 고치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안 해요. 영화는 후반작업으로 얼마든지 메울 수 있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 쓰고, 감정이 훨씬 중요하니까….”

    그러고 보니 영화 ‘전우치’에서도 사투리가 조금 새어나오는 것도 같다. “영화에서 전우치는 다 체크를 한 거거든요. 제가 점검을 다 해서 저는 못 느꼈는데, 그 얘기를 하는 분들이 계셨긴 했는데…”란 대답도 사투리로 들어야 제 맛이다.

    강동원은 말수가 적을 것이라는 선입관에도 정겨운 언어로 응수한다. “보통 생활할 때 그렇게 말을 못하는 성격은 아니었는데요. 예전에는 처음 뵙는 분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좀 이해가 안 됐어요. 제 얘기를 해야 하고 여쭤보시는데 내가 왜 이런 얘기까지 해야 하지?” 소심함을 드러냈었다. “지금은 예전보다 좀 많이 나아졌죠”란 강동원, 이제는 말까지 잘한다.

    무표정일 때는 영화 ‘늑대의 유혹’이었다가 웃으면 장난꾸러기로 돌변하는 강동원은 얼굴에서 장난기가 덕지덕지 묻어난다. “저 어릴 때 개구졌었어요. 낯을 좀 많이 가리기는 하지만 눈에 좀 장난기 있다고 하더라고요”라며 개구쟁이 기질을 인정한다. 동안이라는 말에는 무척이나 기뻐한다.

    엄친아라고? “중학교 때 잠깐 촉망 받던 시절도 있었죠”라며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를 꺼낸다. “집안도 좋지 않았다”고 강변한다. “집이 넉넉하지가 않았어요. 말단 회사원으로 시작하셔서 부사장이 되신 지 두 달 만에 기사가 난 거니까. 그리고 집도 한 번 휘청거리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소싯적에 인기는 많았겠지? “쪼…쫌…”이란 겸손한 대답이다. 덧붙여 학창시절 “아웃사이더였다”고 밝힌다. “비슷비슷한 아웃사이더 무리끼리 붙어다녔다”는 강동원은 자신을 마이너라고 말해둔다. 말수 적고 고립을 좋아하는 친한 아웃사이더 연예인으로는 “대표적인 사람 있잖아요. 원빈…”이라고 일러둔다.

    강동원은 맨 뒤 구석자리가 좋다. “저는 좀, 사람들이 저만 쳐다보고 있으면 어쩔 줄 모르겠어요. 식은땀 나고, 성격이 엘리베이터나 카페 가운데 서 있는 것도 못하거든요”란 성격이다. “연예인 되고 나서 더 심해졌어요. 누가 제 뒤통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싫어요.”

    배우들이 잔뜩 등장하는 영화 ‘전우치’는 그래서 좋았다. “다들 진짜 좋은 배우분들이랑 하니까 좋은 게 기자 시사 때 든든해요. 예전에 혼자 있을 때는 뻘쭘하고 그랬는데, 우리 편이 이렇게 많다니 생각하면 긴장도 덜 되고요”라며 웃는다.

    강동원의 꿈, “최고의 배우가 되는 것”이다. “전우치가 최고의 도사가 되고 싶듯이 나도 최고의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질러본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것 아니겠냐는 논리로 최고를 꿈꾸는 강동원의 포부는 단순함으로 해석된다.

    “날고 싶은 거랑 비슷한 거예요. 영화 속에서 날긴 날았어요”라며 날갯짓을 하는데, 팔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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