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아무것도 못먹어… 남는 밥 주세요”
생전에 남긴 쪽지보고 이웃이 숨진 것 발견
단편영화 ‘격정 소나타’의 최고은(32) 감독이 별세했다.
경찰은 최씨가 굶주린 상태에서 지병인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췌장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죽음에 이르렀다고 봤다.
8일 영화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석수동의 월셋집에 살던 최 감독은 지난달 30일 사망했다. 가족의 요청으로 1일 충남 연기 은하수공원에서 화장, 안장됐다.
최 감독이 남긴 쪽지를 보고 들른 이웃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쪽지에는 “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드려 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경찰은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췌장염을 앓고 있던 고인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수일째 굶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2006년 ‘격정 소나타’로 제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했다. 실수를 저지르고 잠적한 여고생이 피아노 콩쿠르에 나타나 실력을 과시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최 감독은 차기작을 수월하게 진행하지 못했고, 생활고에 시달렸다.
한편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마음이 2’ 예고편과 메이킹 필름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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