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훈’ 실제 나랑 닮았다”

    영화 / 관리자 / 2011-02-13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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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빈 주연 ‘만추’ 17일 개봉… 62회 베를린영화제 초청

    “주원이보다 훈이가 실제 나랑 닮았다.”
    SBS TV 드라마 ‘시크릿가든’ 종방 이후 영화 ‘만추’(감독 김태용)로 돌아온 배우 현빈(29)이 자신은 ‘시크릿가든’의 까도남, 즉 까칠하고 도도한 남자 ‘주원’보다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만추’의 ‘훈’과 닮았다고 밝혔다.
    이 영화에서 현빈이 연기한 훈은 미국에서 돈 많은 동포여성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대신 금전적 도움을 받는 ‘제비’다. 돈만 주면 대화, 데이트, 파티 동행 등 원하는 것 모두를 해준다.
    현빈은 “훈이 겉으로는 밝은 친구지만 내 생각에는 갖고 있는 아픔이 참 많은 캐릭터다. 직업적으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고 그로 인해 스스로도 위안을 얻기도 하지만 상처가 많다”며 “주원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나 감정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지만 나는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주원보다 훈에게 가깝다”고 털어놓았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나리오에 지문이나 대사가 있었지만 여백이 많은 게 좋았다”며 “캐릭터를 어떻게 설정하고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시나리오에 마음이 끌렸고, 작품과 내 캐릭터를 조금씩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만추’는 1966년 이만희(1931~1975)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살인죄로 복역하다 어머니의 부고를 받고 7년 만에 휴가를 나온 죄수 애나와 누군가에게 쫓기는 훈의 짧고 3일간의 강렬한 만남과 사랑을 애절하게 그렸다. 애나는 2007년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영화 ‘색, 계’의 스타 탕웨이(32)가 맡았다. 10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62회 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에 초청됐다. 17일 개봉한다.
    외모, 인기, 명예, 돈을 한꺼번에 거머쥔 그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법정(1932~2010)의 ‘무소유’다.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 한권이 눈에 확 들어와 읽게 됐는데 그게 ‘무소유’였다”며 “책장을 많이 넘기지도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책 내용에 내 심정이나 상황이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한 구절 한 구절 크게 공감하며 읽고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 입대 소감을 묻자 현빈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현빈은 ‘만추의 개봉을 앞두고 “개인적으로 후회하는 것을 안 좋아해서 섣불리 판단을 잘 안 하는 편”이라며 “많은 분들이 ‘너 왜 쓸데없는 선택을 했느냐?’, ‘왜 고생하려고 그러느냐?’고 걱정해줬지만 (해병대 입대는) 어렸을 적부터 생각했던 것이어서 후회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해병대 최고령 지원자로서 불안감이 없던 것은 아니다. “군 동기들이 대부분 나보다 열살 정도 어릴텐데…. 지금까지는 체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물론 닥쳐보면 잘못됐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이라며 웃었다.
    3월7일 입대일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자신을 추슬러 나갈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국제영화제가 가장 큰 행사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아시아 영화로는 유일하게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됨에 따라 현빈은 병무청의 허락을 받고 15일 독일로 향한다. 이번 베를린행 역시 연기의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현빈은 “작품을 하나 마치면 늘 여행을 다녔다. ‘시크릿가든’ 끝나고는 이런저런 상황으로 못 가는 입장이었는데 외국을 한 번 더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좋은 취지로, 좋은 일로, 겹경사처럼 가게 돼 매우 기쁘다. 일정이 굉장히 빡빡하지만 그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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