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승균 “엄지에 5번째 챔프반지 끼고 싶다”

    농구 / 관리자 / 2011-02-20 1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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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경기서 평균 19.5점… ‘미친 존재감’ 과시

    팔도 짧고 손도 작다. 운동능력이 탁월한 것도 아니다.

    190cm의 키만 빼면 농구선수로서 별 볼일 없다. 그런데 참 오랫동안 대단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농구 전주 KCC의 추승균(37)이 주인공이다. 우리 나이로 38살인 추승균은 선수로서 환갑을 지난 백전노장이다. 여전히 팀의 한 축이다. 추승균은 올 시즌 43경기에 출전해 평균 10.3점을 올리고 있다. 최근 6연승의 상승세를 달릴 때에는 경기당 19.5점을 쓸어담았다.


    기량은 제쳐두고 마음가짐이 대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들과 다르지 않다. 근성과 성실함은 오히려 앞선다.


    추승균은 성실함의 대명사로 철저한 노력파다. 조금만 뛰어도 몸이 뻐근할 나이지만 훈련 후에 빠지지 않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적지 않은 나이를 의식, 몸의 밸런스를 흐뜨러지지 않기 위해서다. 허재 감독(46)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착실하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추승균은 부산 성동초에서 농구를 시작했다. 운동신경이 썩 좋지 않았다. 극복하기 위해 악착같이 저녁 늦게까지 개인운동을 했다. 하굣길 오르막길에서는 스텝과 밸런스를 바로잡기 위해 점프훈련을 매일 했다.


    추승균은 “모든 운동선수들이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 역시 그랬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저 운동과 폼을 따라해 보면 괜찮겠다’ 싶으면 내 것으로 만들 때까지 반복했다”고 말했다.


    대연중~중앙고를 거친 추승균은 비주류로 평가받던 한양대행을 결정했다.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등 농구명문들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모두 거절하고 신입생 때부터 한양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오빠부대’의 인기도 남의 이야기였고 스포트라이트 역시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추승균에게는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추승균은 “당시에 나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만의 길을 걸어오는 것이 옳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추승균은 이상민(39. 은퇴), 조성원(40. 해설위원), 서장훈(37. 전자랜드), 하승진(26. KCC) 등 스타플레이어들과 유난히 호흡을 많이 맞췄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옆에서 묵묵히 양보하는 것에 익숙한 추승균은 조연을 자처했다.


    추승균은 “야구의 양준혁 선배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내야땅볼을 치더라도 1루까지 열심히 달린다’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농구는 항상 뛰어야 한다”며 “팀이 이기기 위해서 나는 나를 버리고 뛰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설명했다.


    ‘부산 사나이’ 추승균은 시키지 않아도 뛰고 희생하는데 익숙한 선수다. 다른 건 안 본다. 희생을 업으로 알고 뛰다보니 KBL에서 찾아보기 힘든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다. KCC의 전신인 현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팀을 옮긴 적이 없다.


    노장으로서 목표는 확고하다. 추승균은 “5번째 챔피언 반지를 엄지손가락에 끼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반지 4개를 갖고 있는 추승균은 5번째 반지를 엄지손가락 사이즈에 맞춰 다섯 손가락에 모두 끼울 수 있길 바라고 있다. 네 차례 우승을 통해 중지, 약지, 검지 그리고 새끼손가락 순서로 크기를 맞췄다.


    또 있다. 추승균은 “항상 성실하고 최선을 다 했던 선배, 교과서적이고 기본이 잘 된 선배라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듣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도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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