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잇따라 폭발하면서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가 지역에 국한된 이슈였다면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능 피해는 세계 경제의 상승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초 일본 사태가 세계 증시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던 전문가들도 추가 원전 폭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체르노빌 사태처럼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은 여전히 우세하다.
전날인 15일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10.55% 떨어진 8605.15포인트에 마감했다. 이틀간 무려 17%나 폭락한 셈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도 휘청거렸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03포인트 널뛰기를 하면서 요동쳤고, 대만(-3.35%), 중국(-1.41%), 호주(-2.13%) 등 다른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그러나 16일 일본 증시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는 반등했다. 이날 일본 니케이 225지수는 488.57포인트(5.68%) 오른 9093.82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역시 전날보다 34.05포인트(1.77%) 오른 1957.97포인트에 마감했고, 중국 상재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대만 가권지수 등도 모두 1%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파트장은 “그동안 주가가 오른 것은 일본 악재를 지진과 쓰나미에 국한하면서 섹터별로 반사효과나 수혜주를 중심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전날 원전 폭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시장에서는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인식했고, 여기에 심리적 불안이 가세하면서 세계 증시가 급락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또다시 원전폭발이 일어나 최악의 상황이 닥친다면 주가가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일회성 악재에 그친다면 주가가 곤두박질 친다고 볼 수 없다”며 “일시적으로 주가가 흔들릴 수 있지만 1900선 이하에서 주가가 장기간 조정 흐름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주이환 연구원은 “대지진 여파가 어느 정도 진행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시나리오로 진행하지 않으면 최근 미국 경제가 좋아지는 것으로 바탕으로 전세계 수요가 감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증시에서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가는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쟁 업체가 수혜를 받는 게 크다”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영향은 단기에 그치기 때문에 어제 하루만 보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 역시 “전날 주가가 폭락한 것은 한국 증시가 나빠지거나 일본 경제가 악화돼 글로벌 경기가 둔화된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며 “일본 정부가 돈을 푸는 양상이 이어진다면 거칠게 수급이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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