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을 거리로 내모는 자는 누구인가?

    칼럼 / 안은영 / 2011-04-11 14:41:00
    • 카카오톡 보내기
    원혜영 국회의원
    (원혜영 국회의원)

    추운 겨울을 지나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각 대학에 재학중인 대학생들은 보통 이맘때 쯤이면 중간고사 준비와 축제 준비, 그리고 각 학과 별 MT등 다양한 학내 행사와 취업 준비에 바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올해 대학생들에겐 다른 어떤 행사보다 중요한 일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왜 그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학교 당국과 그렇게 부딛힐 수 밖에 없는 것일까요?
    더 이상은 무거운 등록금에 짓눌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률의 2배 이상 오른 대학 등록금.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지난 6일 국회 김상희 민주당 의원실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학생 1인당 등록금 변동 추이’를 보면 왜 대학생들이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지 알 수 있습니다.

    2001년 국립대와 사립대의 1년 등록금은 각각 243만1100원, 479만7100원. 이에 비해 2010년 등록금은 국립대가 444만3800원, 사립대가 753만8600원입니다. 10년 새 국립대는 82.8%, 사립대는 57.1%가 오른 셈입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31.5% 올랐습니다. 라면값은 56.2%, 자장면값은 47.3%, 영화관람료는 24.9% 올랐다. 다른 물가보다 대학 등록금이 더 가파르게 오른 것을 누구나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정당한 근거로 이렇게 등록금이 오른다면 대학생들도 납득할 수 있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각 대학은 학생 장학금이나 교직원 급여, 건물 신축 등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이 요구하는 등록금 책정 근거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측은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질때마다 학교 발전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왔지만 학생들이 느끼기에는 건물을 높게 짓고 화려하게 짓는 것에만 돈이 들어갈 뿐 정작 자신들이 사용하고 이용해야 할 교육 시설은 점점 부실해져가고 있다는 한탄을 내뱉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 등록금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예산을 ‘뻥튀기’해 교비회계에서 이월적립금을 쌓아두는 사립대의 욕심 △교육여건 개선보다 건물 신증축 등에만 집중하는 사립대의 지출구조 △기성회비를 올리는 데 제약이 없는 국립대의 수입구조 등을 근본 원인으로 들고 있습니다.

    예산 뻥튀기란 사립대가 예산을 짤 때 수입은 실제보다 낮춰 잡고 지출은 많은 것으로 계획을 세워, 실제 연말 결산 때는 학교마다 수백억원의 돈을 남기고, 이를 고스란히 이월적립금으로 축적하는 행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최근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지난해 수도권 26개 대학 누리집에 공개된 예·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 대학이 2009년 실제 수입에서 지출하고 남은 돈은 8318억원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각 대학들은 토지 매입과 건물 신증축 등을 통해 학교 자산을 늘리는 데에도 등록금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전체 사립대가 2009년 한 해 토지와 건물 매입비, 건물 신축비에 들인 비용 1조2000억여원 가운데 사학법인 부담금은 10.8%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금액은 대부분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충당한 것”이라고 합니다.(한겨레 기사 중 발췌)

    위에 보듯이 수십억의 이익을 남기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학생들의 복지나 수업환경과는 큰 연관이 없는 학교 자산 늘리기에 급급한 지금 대학들의 모습에서 과연 등록금 인상을 위한 정당한 근거를 어떻게 찾을 수 있겠습니까?

    한 학부모가 오마이뉴스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초등학생 두 아이를 대학 졸업시키는데 지금과 같은 등록금 인상 추세라면 1억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평범한 중산층에게 1억이라는 돈이 과연 감당하기 쉬운 돈일까요? 더구나 정부측의 대책대로 학생들이 학자금을 대출받아 학교를 다니게 된다면 이제 막 사회 초년병으로 들어가는 대학 졸업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1억이 넘는 빚을 어깨에 짊어지고 시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이전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반값등록금이라는 공약은 한적이 없다는 발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더 이상 우리 학생들이 학업과 대학생활을 즐기는 것이 아닌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위에서 농성하는 일이 없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 그들과 함께 이야기해야 될 때임을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안은영 안은영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