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6일째 팔고 있는 가운데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인들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용융자거래는 지난 18일 6조525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융자거래는 지난달 11일 일본 대지진으로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직후 하락하기 시작해 21일 5조9058억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그러나 코스피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거래 결제를 위해 매매 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적은 자금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주식을 매수할 수 있어 주가가 급등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조정을 받으면 손실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증시 전문가들이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신용융자거래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신용잔고율이 급증한 종목의 경우 호재와 테마주를 쫓고 있어 주가 하락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신용거래융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SK이노베이션으로 나타났다. 증가 규모는 420억원에 달했다. 이어 S-OIL(350억원), 포스코(328억원), KB금융(324억원), 호남석유(315억원), 두산인프라(296억원) 등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거래 잔고가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으로 미래나노텍(83억원)이 꼽혔다. 이어 CJ E&M(72억원), 에스에프에이(60억원), 인피니트헬스케어(47억원), 덕산하이메탈(44억원)이 2~6위에 랭크됐다.
반면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코스피를 끌어올렸던 외국인들은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6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은 9833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현대자동차였다. 순매도 규모는 3009억원이었다. 현대차는 12일 20만6000원에서 19일 22만5500원으로 9.47%나 올랐다.
2위는 현대모비스로 1977억원을 팔아치웠다. 현대모비스 역시 같은 기간 8.75%나 상승하면서 19일 36만500원을 기록했다. 이어 기아차(1426억원), LG디스플레이(998억원), 삼성중공업(966억원)은 3~5위에 올랐다.
이 밖에 현대중공업(905억원), OCI(855억원), 호남석유(735억원), SK(637억원), 대우조선해양(600억원) 순으로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덕산하이메탈을 가장 많이 내다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201억원이었다. 이어 에스에프에이(162억원), 멜파스(101억원), 파라다이스(93억원) 등을 팔아 치웠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국내를 포함한 신흥아시아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추세적인 이탈로 보기는 어렵고, 순매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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