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훈(37) 감독이 ‘스승’ 김기덕(51) 감독의 영화 ‘아리랑’ 파문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원론 수준의 입장을 내놨다.
장 감독은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영화 ‘고지전’ 제작발표회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길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고지전’을 위해서 고생한 스태프들에게 예의가 아니고 죄송스럽기 때문”이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기사를 통해서 ‘아리랑’을 접하고 예고편을 봤다”며 “(고지전) 후반작업을 하던 중 많이 힘들었다. 아직도 그렇다”고 털어놓았다.
장 감독은 “김기덕 감독님은 여전히 큰 스승님이시고 여전히 존경하고 사랑한다”면서 “감독님이 ‘아리랑’을 통해서 마음이 좀 편해졌으면 좋겠다. 어쨌든 제자된 입장에서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은 고지전을 위한 자리니까 영화 관련된 질문을 해줬으면 한다”며 말을 아꼈다.
장 감독은 김 감독의 ‘시간’(2006)의 조감독 출신으로 김 감독이 제작·각본 등을 맡은 ‘영화는 영화다’(2008)를 통해 장편 데뷔했다. 장 감독은 ‘풍산개’를 함께 준비하던 중 그를 떠났다. 이후 송강호(44)·강동원(30) 등 스타들을 앞세운 블록버스터급 액션영화 ‘의형제’(2010)를 연출, 관객 546만명을 불러 모으며 흥행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뉴시스가 지난해 12월19일 ‘김 감독이 한 제자에게 배신당해 폐인이 됐다’고 보도하자 김 감독은 직접 나서서 “장훈 감독과는 오래 전에 화해했다”고 해명하며 감쌌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난달 제6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받은 신작 ‘아리랑’에서 장 감독을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 계기, 함께 만든 영화 이야기, 장 감독이 자신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로 약속해놓고 자본을 따라 훌쩍 떠난 뒤 메이저의 뒷받침을 받아 스타감독으로 떠오른 사연, 그 때문에 자신이 폐인처럼 살게 됐던 일, 그 내용이 보도된 뒤 장 감독을 감싸준 자신의 발언 등을 공개해 영화계 안팎에 충격을 줬다.
‘고지전’은 휴전협상 시작과 함께 모든 전쟁이 고지전으로 돌입한 6·25 마지막 2년간의 전쟁을 그린다. 영화는 7월21일 개봉. 제공 & 배급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작 ㈜티피에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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