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지혜로운 구정

    칼럼 / 안은영 / 2011-07-12 13: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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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희 송파구청장
    (박춘희 송파구청장)

    두 아들을 둔 노모가 있었다. 이분은 비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 늘 걱정뿐이었다. 이유인즉 두 아들이 각각 우산장수와 짚신장수였던 것. 이렇다보니 비가 오면 짚신장수 아들의 장사를 걱정하고, 날이 개면 우산장수 아들이 망할까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노모의 주름이 깊어져만 가던 어느 날 고을의 훈장이 노모를 찾아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귀띔해줬다. 그 후로 그 노모는 항상 행복한 나날을 살았다. 비가 올 때는 우산장사가 잘 될 것을 생각하고, 낼이 갤 때는 짚신이 잘 팔릴 것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의아한 점이 생긴다. 과연 훈장은 어떻게 노모의 마음을 돌리고, 생각을 바꿔놓았을까? 물론 뜬금없이 찾아가 긍정의 힘을 설파하며, 논리 정연한 말솜씨와 강한 카리스마로 노모를 설득시켰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훈장은 비오는 날을 골라 노모를 찾아갔다. 손에는 우산장수 아들이 파는 우산을 들고 웃으며 말했을 것이다.

    “비가 오니 우산이 아주 잘 팔리던데요?”

    날이 개자 이번엔 새 짚신을 신은 훈장이 다시 노모를 찾았다.

    “아드님이 만든 짚신이 튼튼해서 사람들이 서로 사가려고 하던데요?”

    노모를 배려한 훈장의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실천이 노모의 걱정을 좀 더 효과적으로 덜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구민들의 부름을 받아 민선 5기 송파구청장의 직을 수행한지도 1년이 훌쩍 지나갔다. 비가 오는 날도 있었고, 흐린 날도, 화창한 날도 있었지만 오매불망 주민들이 조금 더 걱정을 덜고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노모를 찾아갔던 훈장 선생의 지혜가 절실했다.

    모든 사회 현상과 마찬가지로 구정에도 역시 찬반과 음영이 존재한다. 대규모 개발의 호재가 있는가 하면, 교통난과 전통시장의 상권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복지시설의 건립을 환영하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는 다른 문화시설을 원하는 주민들도 있다. 그들 모두의 생각을 담은 구정을 펼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춘 주민들과, 실력 있는 직원들의 수고로 다양한 분야에서 열매들이 영글고 있다.

    롯데수퍼타워, 가락시장 현대화, 문정동 법조단지 및 미래형 업무단지, 동남권 유통단지 등 굵직한 개발사업도 가시화되면서, 이와 관련한 교통대책들도 착공을 앞두고 있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와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주차난 해소, 이벤트 지원, 전통시장 상품권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롯데수퍼타워라는 개발 호재와 기존의 관광 인프라를 묶어 잠실관광특구 지정을 신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 중 잠실 사거리 일대가 관광특구로 지정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관광 산업 촉진까지도 가능할 것이다.

    개별 사업들도 좀 더 발전적이고 가치 통합적인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잠실 빗물펌프장이 대표적인 예다. 수방능력을 강화해 재해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기에 송파만의 다양한 옷을 입혔다. 우선 교육 인프라 개선을 위해 빗물펌프장 관사동에 장서 1만여 권 정도의 작은 도서관을 마련했다. 또한 옥상에는 연간 3만 2천Kwh 규모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발전설비도 갖췄다. 주민들이 가까이 할 수 없었던 시설에 안전은 물론, 교육과 저탄소녹색성장의 옷을 입혀 주민들이 행복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지난 1일, 직원들과의 정례 조례 자리에서 송파의 ‘4G시대’를 선포했다. 대규모 도시개발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로 성장하는 Growing 송파, 수준 높은 생활환경과 복지서비스로 우아하고 위대한 Gracious & Great 송파, 저탄소 녹색성장도시로서의 Green 송파, LivCom Awards와 희망나눔 사업 등 글로벌 사업을 통해 세계 유수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lobal 송파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송파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면서, 지혜로운 구정으로 실질적인 행복을 더해갈 수 있는 방법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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