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한예슬(30)의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 출연거부와 관련, KBS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KBS 드라마국 이강현 EP는 16일 "'스파이 명월'은 KBS가 제작납품업체인 이김프로덕션과 제작하고 있는 드라마"라면서 "특정 연기자의 돌발적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들에 대해 법적 자문을 거쳐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고영탁 드라마국장은 "결방 사태를 야기한 한예슬의 행동은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행위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제작진과의 불화로 촬영을 거부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한씨 측의 일방적인 얘기이고 핑계라고 생각한다"고 불쾌해했다.
"이번 일은 그 누구도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방송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중대한 사태"라는 판단이다. "여주인공의 어처구니없는 처신으로 시청자와의 약속인 드라마가 중대한 국면을 맞게됐다"고 짚었다.
KBS는 한예슬의 촬영 펑크와 잠적의 원인이 촬영당일 현장에서 받는 미완성 대본인 쪽대본이나 무리한 스케줄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EP는 "'스파이 명월'은 KBS 미니시리즈 극본 공모 당선작인데 원래의 내용과 차이가 있어 방송 첫주에 작가가 교체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본이 촬영 첫 신부터 마지막 신까지 완벽한 제본의 형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스태프들과 연기자들에게 여러가지 경과를 보고 받고 있다. 이들은 작가를 교체한 후 촬영자체에 큰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라고 증언해 주고 있다."
이 EP는 "미니시리즈는 4회에서 6회분량을 사전에 제작하고 방송을 시작한다. 그리고 4회차 이후부터는 모든 드라마들이 2회차 방송 분량을 다음주 방송일정에 맞춰 찍어 일주일간 풀 스케줄이 가동된다"고 드라마 제작현실을 전했다. "한예슬의 CF촬영을 포함한 개인일정은 주 하루에서 이틀까지 할애해줬다. 여타 미니시리즈와 동등하거나 그보다 더 배려를 했으면 했지 살인적인 스케줄과 쪽대본을 강요했다는 지적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예슬이 불만을 터뜨린 촬영장 대기시간에 대해서는 "제작일정에 차질을 초래한 부분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7월14일부터 한예슬의 촬영현장 무단이탈, 대본 수정요구 등 여러가지 요구 조건이 있어서 그러한 것들을 수용하거나 조정하느라 스태프나 연기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제작진의 준비소홀이나 연출 미비 등으로 대기시간이 발생한 것은 한 건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EP는 13일 한예슬과의 마지막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촬영 대기시간이 오전 8시30분이었던 12일 한예슬은 오후 4시께 촬영장에 나타났다.
이 EP는 "한예슬이 '촬영일정이 힘들다, 아침에 현장에서 떠나고 오후에 나와야해 몸이 피곤해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해 늦었다'고 했다. '촬영분량 때문에 감수하고 왔는데 연출자나 스태프들이 자신을 왕따시킨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연기를 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어 "어떤 연출자가 여주인공을 왕따시키느냐. 아침부터 대기한 스태프들도 힘든 상황이고 연출도 웃으면서 맞을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론 그렇지 않으니 즐겁게 촬영하자고 했지만 한예슬이 여러 스태프와 연기자들 앞에서 내일부터 촬영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늑장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에 정성효 CP는 "한예슬이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촬영 일정을 줄여달라고 했다"며 "방송 전 상의가 없다가 방송이 나가고 실제로 주 5일을 요구했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5일 이상 촬영하고 있다. CF 일정을 빼주고 다른 연기자들이 배려해 주는 등 주인공이어서 굉장히 배려를 많이 했다. 몸개그를 하고 싶지 않다고 해 대본도 수정해 줬다"고 털어놓았다.
고 국장은 "여주인공을 새로 교체 캐스팅하는 비상책을 강구해서라도 시청자와의 엄중한 약속을 준수하겠다"며 "이러한 KBS의 입장과 결정을 '스파이 명월' 제작사에 통보하고 방송제작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S는 한예슬이 14일부터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자 15일 제11회 대신 '스파이 명월 스페셜'을 내보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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