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58)의 경찰 진술 내용이 공개됐다.

7일(현지시간) 잭슨 사망의 책임을 가리는 공판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는 2009년 6월27일 경찰 조사를 받은 머레이의 진술 녹음 테이프가 2시간가량 편집 없이 재생됐다.

테이프에서 머레이는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렸던 잭슨이 수면 마취제의 일종인 프로포폴에 중독돼 있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마취제를 끊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며 "프로포폴을 투여하기 전에는 가능한 모든 예방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사망 당시에는 컴백 콘서트에 대한 압박으로 괴로워하던 잭슨이 잠들게 해달라고 몇 시간이나 애원해 '밀크'(우유)라고 부르던 프로포폴을 어쩔 수 없이 투여했다고 진술했다.

"잭슨이 사망 전날 새벽 1시쯤 콘서트 리허설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 잠을 이루지 못했다. 3시간이 흐른 4시가 됐을 때 잭슨이 잠을 자야 리허설을 할 수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급기야 콘서트를 취소하겠다고 위협해 진정제를 수차례 투약했다."

머레이는 잭슨에게 두 달 동안 매일 밤 프로포폴을 투약했으며, 잭슨은 하루 15~18시간의 수면을 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머레이가 의사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병원이 아닌 곳에서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할 수 있는 적절한 장비조차 갖추지 않아 잭슨이 사망했다며 유죄를 주장하고 있다.

배심원단이 유죄평결을 내리면 머레이는 최고 4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