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에도 호(好)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권이 마음 졸이고 있다. 고금리와 수수료 폭리로 ‘제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1번 타자’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42억원으로 전년동기(8565억원)에 비해 25.4% 늘었다.
반면 3분기 순익은 20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1%, 전기대비로는 58.1% 줄었다. 하지만 현대건설 매각 차익에 따른 특별이익(1812억원)이 사라지고,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586억원)을 감안하면 성장세를 지속했다는 게 회사 측의 평가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지난 21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에서 “현대건설 매각차익에 따른 일회성 실적과 9월 400명 가까운 직원의 희망퇴직에 따른 판관비로 인해 3분기 수치가 많이 낮게 표현되는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 사장은 “추가 금리인하가 없다는 가정하에 4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1~2bp 오를 것으로 본다”며 이자이익 증가를 예상했다. 하나SK카드의 경우 4분기에 200억원 이상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른 금융지주사 역시 양호한 영업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각각 26일과 28일에, 우리금융과 DGB금융은 내달 1일 3분기 실적을 공시한다. 기업은행은 4일(잠정)로 예정돼 있다.
A은행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 일회성이익 소멸로 전기대비 수익 규모가 줄어들겠지만 NIM이 안정됐기 때문에 2분기만큼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금융권은 높은 수익이 달갑지만은 않다. 금융권 탐욕에 대한 질타 수위와 금리 및 수수료 인하 요구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B지주사 관계자는 “기업이 영업을 잘해 많은 수익을 거두는 것은 칭찬받을 만한 일인데도 현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3분기 실적까지 좋다고 발표되면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 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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