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파, 전권 갖지만...내년 재창당 전대 열어야
친박계, 전대 준비위원장이냐?...전제 조건 안돼
[시민일보] 한나라당이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을 위한 방안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기구 구성에는 중지를 모았으나, 박 전 대표에게 공천권을 포함해 전권을 줘서 총선까지 활동하게 하자는 주장과 전당대회 전까지만 임시기구로 한정하자는 안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민본 21 소속 의원 등 쇄신파 의원들은 재창당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박 대표에게 전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친박계는 전제 조건 없이 박 전 대표에게 전적으로 힘을 몰아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본21 소속 황영철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우리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공감을 나눴던 부분은 대표 최고위원이나 최고위원회가 가졌던 모든 권한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주고 결국은 비상대책위원장이 (재창당)역할을 하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 역할 속에는 공천권이 다 포함 되어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한나라당이든 재창당을 하게 되든 간에 이 공천권은 누군가가 개인이 독단적으로 행사할 수 시스템은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천권을 박근혜 대표가 갖는다 할지라도 박근혜 대표가 예전과 같은 전횡을 행사하는 형태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명확한 판단은 있다”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특히 “의총이라든가 비대위 구성과 관련된 문제의 포인트가 공천권으로 맞춰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시각”이라며 “중요한 것은 내년 재창당을 꼭 해야 된다는 쇄신파의 입장을 박근혜 대표가 받아줘야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쇄신파가 요구하는 한나라당 재창당에 대해 “한나라당 이름도 바꾸고, 많은 외부의 새로운 세력들도 새로운 당에 영입하고 하면서 아주 전체를 다 바꾸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친박 중진 허태열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권을 주고 당연히 총선까지 가야 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허 의원은 “최고위원의 권한을 비대위에 다 준다고 어제 의결이 되었기 때문에, 공천권은 최고위원의 권한 중에 하나니까 당연히 공천권까지 갖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친이계 등 당내 일각에서 “비상기구면 비상기구답게 쇄신의 틀만 마련하고 그 다음 지도부에게 넘기면 되지, 왜 공천권까지 가지려고 하느냐”고 반발하는 것에 대해 “이대로 가서는 총선을 이길 수 없다는 위기상황에서 지금 비대위가 구성되는 것 아이냐, 그런 비상기구는 총선을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거의 컨센서스(Consensus-일반적 동의)가 이뤄졌지만, 박근혜 전 대표 말고 총선을 효과적으로 지휘할 사람이 없다는 게 다 동의된 거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전대표가 총선을 지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출발점이고 귀결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권영진 의원이 전날 "이런 주장을 하는 의원들은 충신이 아닌 간신"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젊은 초선의원의 주체할 수 없는 객기”라고 폄하했다.
특히 그는 “일부 쇄신파들이 주장하는 '재창당을 조건화시키자'는 이야기는 결국 내년 1, 2월에 전당대회를 하라는 이야기다. 그러면 말이 비대위원장이지 총선 전당 준비위원장이지 않습느냐, 그러면 지금 비대위가 발족이 되고 당을 살릴 여러 가지 쇄신책도 내놓고 해야 되는데, 전당대회를 해야 된다는 조건이 붙으면 전당대회에 모든 것이 함몰될 것”이라며 “그러면 당의 쇄신이라든지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여러 가지 제안들이 다 묻히기 마련이고 누가 누구와 간다더라 하는 정치공학적인 이야기, 그런 작은 이야기들에 모든 국민이 매몰되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새로운 비전을 국민한테 보여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또 “한나라당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가 이명박 정부의 여러 가지 실정에서 비롯된 게 상당하다”며 “지금까지 우리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당이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표가 맡게 되면 박근혜당이 되는 거다. 이것만 해도 국민에게 큰 충격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전 대표께서 뭘 하시는가 보다. 뭔가 세상이 달라지겠구나. 한나라당이 옛날 한나라당이 아니겠구나 하는 그것이 제일 큰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재창당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탈당을 하는 것이 쇄신에 도움이 된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지혜로운 결단을 하시지 않겠느냐”며 “한나라당이 잘 되도록 하는 데 대통령께서 스스로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도와주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저희들의 기대”라고 답변했다.
이에 사회자가 ‘정권재창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알아서 탈당하시는 편이 (좋겠다는 뜻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허 의원은 “도와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있다)”고 사실상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