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대한민국은 지금 ‘반값’ 상품 전성시대다. 소셜 커머스에서 시작된 기업들의 저가 마케팅 열기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마켓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만 해도 ‘반값 기획상품’ 앞에서 줄을 서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일회성 미끼상품으로만 끝날 경우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대형마트들은 지난연말에 이어 연초부터 반값 상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기선을 잡은 곳은 오픈마켓인 11번가. 11번가는 지난 3일 “49만9000원에 500대 한정으로 내놓은 37인치 완전HD LED 텔레비전 ‘쇼킹TV’가 5분 만에 매진됐다”고 밝혔다.
양판점도 가세했다. 전자랜드는 반값 노트북을 들고 나왔다. 전자랜드는 “40만원대 노트북인 한국 레노버의 ‘G575-1230’을 6일부터 독점 판매한다”고 밝혔다. 반값 마케팅 경쟁이 TV에 이어 노트북 부문으로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또 훼미리마트는 4~15일 매주 2~3일간 설 선물세트 450개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고 롯데마트 5일부터 의류, 가전 등 겨울상품을 최대 50% 가량 싸게 판매하고 있다.
유통가에 불어닥친 반값 열풍은 생활비를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의 알뜰소비 성향과 가격파괴형 미끼상품을 앞세워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두려는 유통업체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나타난 마케팅 현상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반값 마케팅’의 평가는 긍정과 부정으로 명백하게 갈린다.
일단 소비자 입장에서는 생활비를 한푼이라도 더 아끼려는 알뜰소비 심리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반값 상품을 꺼릴 이유가 없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반값’이 주는 파격적인 가격할인 혜택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시선은 자연스레 반값상품의 품질 쪽에 쏠린다.
일각에선 소비자들이 반값 상품에 현혹돼 오히려 실제 지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내세우고 있다. 가계 부담을 덜어 줄 것 같은 반값 마케팅이 오히려 과소비를 부추겨 씀씀이를 키우고 있다는 논리다.
품질도 문제다. 품질이나 수량 확보 없는 반값마케팅은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되고, 공급업체에게 지나친 가격 부담을 줄 경우 유통업계 힘의 균형이 깨지는 부작용도 있을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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