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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득표 인하대 교수)
다음 주 새 학기가 시작된다.
방학 중 가장 떠들썩했던 교육현안은 학생인권조례와 학교폭력 문제가 아닌가 싶다. 특히 학교폭력과 관련된 글이 넘치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학교폭력이 교사들의 담임 기피 사유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현장에 대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교과부는 학부모들의 체감과는 거리가 있지만 지난해 사교육비 총규모가 2010년에 비하여 3.6% 줄었다고 발표했다. 학교폭력이나 사교육비 등의 본질적인 해법은 교사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모든 답은 교사에게 있다. 교사가 나서야 학교 폭력도 줄어들고 공교육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7대 실천 정책이 제대로 실행되면 학교폭력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를 해 본다. 일과성이 아닌 지속적 실천으로 학교폭력이 근절되길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폭력이든 사교육비 절감이든 교사중심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는 학교장과 교사의 역할과 책무성이 포함되어 있다.
학교폭력 은폐 시 학교장과 관련 교원에 대하여 4대 비위 수준에서 징계한다는 식으로 처벌과 책무성만 강조하지 말고 교사에게 학생지도의 전권을 부여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사기도 올려주고 권위도 확립시켜야 할 것이다.
한번쯤 들어 봤을 이야기 같지만 다시 소개하고자 한다. 한 초등학생이 야외에서 희귀한 식물 한 종을 채취해 집에 돌아 왔다고 한다. 집에 와서 식물학을 전공한 아빠에게 식물이름 등에 대하여 여쭸더니 잘 모르겠다고 하더란다. 아빠는 내일 학교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고 설명해주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참, 너 내일 학교 가지, 담임선생님께 여쭤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다음 날 담임선생님께 여쭈어보았더니 너무 소상하게 잘 설명해 주시더라는 것이다. 식물학을 전공한 아빠가 모르는 것을 선생님께서 잘 아시는 것에 놀라 우리 선생님은 정말 실력이 있는 분이라고 존경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사실 아빠도 알고 있었지만 선생님의 권위를 살려드리기 위해서 각본을 짠 것이라고 한다.
학부모든 누구든 교사를 존경하지 않으면 교육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교사가 학부모 다음에 학생을 가장 많이 알고 있다. 학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교사, 교육현장인 교실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를 앞세우지 않으면 학교폭력도 공교육 정상화도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교사의 사기를 올리지 않고 권위를 회복시키지 않고 존경의 풍토를 조성하지 않고 공교육을 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충북 도교육청에서 학생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생활지도교사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고 한다.
잘한 일이다. 인센티브제가 보다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이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으면 올바른 교육은 불가능하다. 학생 없는 교사는 설 땅이 없다. 제자 없는 스승도 존재할 수 없다.
교사에게 있어서 학생은 꿈이고 희망이고 보람이고 삶이다. 오죽하면 담임을 기피하겠는가? 교사가 뒷짐을 풀고 교육현안 해결에 앞장설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사기진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출처 :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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