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팝 아이콘' 제인 버킨 "60년대 파리 함께 걸어요"

    음악 / 온라인팀 / 2012-03-15 1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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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서 22일 두번째 내한공연

    "2004년 한국에 가기 전 일본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은 지중해인들처럼 밝고 친절하고 유머감각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을 거라고 얘기했다."

    8년 만에 한국팬들을 만나는 '프렌치 팝의 아이콘' 제인 버킨(66)은 e-메일 인터뷰에서 "당시 한국팬들은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정말 훌륭했다"고 회상했다.

    버킨은 22일 오후 8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를 펼친다. 2004년 이후 두번째 방한이다.

    영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약한 버킨은 영화배우 겸 모델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탈리아 출신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1912~2007)의 걸작 '욕망(Blow-Up)'을 통해 이름을 날렸다. 각본 집필과 연출 등 영화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녀는 1985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버킨과 동시대에 전성기를 누린 프랑스 영화배우 이자벨 위페르(59)는 지난 해 홍상수(52) 감독의 한국 영화 '다른 나라에서'에 출연하기도 했다.

    버킨은 "난 한국 영화를 하고 싶지만 아마 너무 늙었을 것"이라고 농반진반했다. "위페르는 흥미롭고 그녀의 의지 넘치는 행동은 영감을 준다"며 "난 존경하는 감독이 있어도 출연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보질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걸 가끔 후회하지만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좋은 한국 영화라면 (출연하고 싶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처음의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홍상수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지만, 그런데 그가 날 필요로 할까? 호호호."

    버킨은 자신의 삶과 음악의 동반자였던 프랑스의 가수 겸 영화배우 세르주 갱스부르(1928~1991)와의 관계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은 1969년 발표한 '나는 너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아'(Je T'aime…Moi Non Plus) 등을 함께 작업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했다.

    '나는 너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아'는 "세르주와 딱 한 번 무대에서 불렀다"고 한이다. "하지만 이 곡이 영국에서 차트 1위를 하고 전세계에 알려진 탓에 아마 난 이 노래로 기억될 것 같다"고 여겼다. "공연에 오는 사람들이 나와 이 곡에 대해 갖고 있는 호기심 때문에 항상 놀란다"며 "나는 정말 세르주 최고의 작품들을 불렀다. 그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버킨은 타고난 패션 감각을 자랑하며 사치품 가방 '버킨 백'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녀의 세 딸인 케이브 베리, 셜롯 갱스부르(41), 루 드와이옹(30)은 사진작가·가수·영화배우와 모델로 활약하며 어머니로부터 물려 받은 감각을 뽐내고 있다.

    버킨은 세 딸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은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베리에 대해서는 "뛰어난 사진가다. 빛과 미장센을 만들어 내는 감독이며 언젠가 작품 하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었다.

    "셜롯은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난 여배우이고, 그의 노래들은 몹시 다르다. 대담하면서도 연약하다"며 "난 그녀를 존중하고 또한 대단한 팬이지만 그건 내 영향력하곤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루는 "미국의 시인 도로시 파커처럼 강한 시를 쓴다"며 "독창적이고 진지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도 다르다"고 평했다.

    "난 그저 그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스스로를 믿도록 만들어줬을 뿐이다. 엄마로서 자랑스럽다. 그리고 난 엄마니까 아버지와 나 사이에서 만들어진 그들의 아름다움에 아주 약간의 플러스를 줬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고 섹시하다. 10년 후에도 투어를 할 수 있을까. "그런 상상은 못해봤다. 이미 난 64세니까"라고 웃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열정은 큰 영감을 준다. 난 그래서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며 "피아니스트만 데리고 공연을 하거나 낯선 장소에 가는 것,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보고 얘기를 듣고 충만해지는 것, 밴드와 함께 하는 것도 커다란 즐거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니까 그걸 멈출 이유가 없다!"

    이번 내한은 버킨이 커버 모델과 보컬로 참여한 세르주의 앨범 '이스트와르 드 멜로디 넬슨'(Histoire de Melody Nelson·1971)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닌다. 그녀가 일본 대지진 이후 자선 공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성된 일본인 주축의 밴드가 힘을 보탠다.

    "한국 공연에서는 '베이비 얼론(Baby Alone)…' 앨범에서 많은 곡을 부를 예정이고 나도 잘 몰랐던 세르주의 오래된 노래들을 부를 것이다. 사람들이 1960년대 파리의 거리를 세르주 함께 걷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다음 계획은 "새 앨범을 녹음할 예정이고 와이드 무아와드가 나를 위해 쓴 희곡 '더 센티넬'을 바탕으로 한 작품에 출연할 예정이다. 두번째 영화 연출도 앞두고 있다"고 알렸다. "아주 가깝게는 새로운 프랑스의 가수 카밀리에의 첫번째 공연을 보러 갈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한국의 관객들을 만나는 걸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시간이 흘러가는 걸 느끼지 못한다. 그저 웃으면서 행복하게 지내는 것인데 그것이 다른 이들에게 행복감을 가져다 주길 희망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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