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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변호사)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총선행보가 시작되었다. 아니 총선행보라기보다는 대선 행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문재인이라는 잠재적인 대권후보자를 견제하기 위한 박근혜위원장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방문이 민생탐방에 이러 20일 만에 또 다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박근혜위원장의 총선행보라고 보기 어렵다. 그녀의 부산방문은 형식상은 손수조 후보 띄우기 방문이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문재인·문성근을 주축으로 한 '낙동강 바람'의 차단이 목표이고, 더 나아가면, 문재인 후보 바람의 차단이다.
문재인이 부산 사상에서 당선되면, 문재인은 당장 대권 후보 반열로 뛰어올라 그의 지지도는 지금보다 훨씬 높게 고공비행을 할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이러한 상황을 아는지라 처음엔 이 지역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문재인후보와의 싸움에서 승리카드가 드러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손수조 카드를 내밀게 된 것이다. 손수조 카드는 져도 그만, 이기면 기적이 될 수 있는 카드이다. 박근혜위원장에겐 해가 되지 않는 카드라는 뜻이다. 전략공천을 할 경우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박근혜위원장은 손수조를 띄웠다. "손 후보가 고향에서 젊은 패기로 도전을 하면서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발품을 팔아 곳곳을 다니며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 "손 후보라면 약속한 것들을 다 실천할 것이라 믿는다."
그녀는 손수조 측면지원에 열을 올렸다. 새누리당의 사상구 당원협의회가 3. 7. 손 수조 후보에 대한 공천 반대 결의를 한 후에 사상을 직접 방문하여 당원들의 분위기를 바꾸려는 의도였다. 때 맞춰 부산일보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47.9%:39.6%, 8.3% 차이로 추격한다는 내용이다.
새누리당의 장제원의원은 사상구를 새누리당의 성지라고 주장했다. 애당초 성지라는 것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단지 지역주의의 영향아래 있다는 의사일 게다. 손수조 후보는 이와 같은 지원에 대하여 답했다. 처음에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이었는데, 계란이 바위를 이길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두 사람은 재래시장인 덕포시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나란히 차에 올라 타 선루프 위로 몸을 내밀고 손을 흔들며 '카퍼레이드'를 하기 까지 했다. 이 날 문재인 후보는 사상을 비웠다. 아마도 박근혜위원장에 대한 예우차원이 아니었을까?
박근혜 위원장은 3. 7.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문재인후보를 공격한 바 있다. 그의 공격은 ‘문재인의 정치철학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나선 부분에 대한 공격이었다. 박근혜위원장은 이와 같은 문재인 후보의 위 주장을 말 바꾸기로 폄하했다.
이에 대하여 문재인후보는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문재인의 정치철학은 분명하다. 한미FTA 관련 독소조항이 있으니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삭제 또는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고, 해군기지의 경우 필요성을 인정하나, 입지가‘평화의 섬’제주라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는 내용이었다.
‘설령 적절하다 할지라도 기존의 항구를 확장하는 방안 등이 있다. 생짜배기로 군항 건설하는 것이 적절하냐? 아름다운 강정마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답을 해야 한다. 미국이 원하면 한국은 언제나 양보해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국민들이 문제제기하고 도지사가 보류요청까지 한 사안을 그대로 밀어만 붙여야 하는 것인지? 최근 소통을 중요시 여기는 것이 정치의 흐름일진대, 과연 박근혜후보의 위와 같은 태도가 소통을 거부하는 권위주의 정치철학 때문은 아닌지 등에 대하여 답해야한다.
아울러 그 동안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정부에 들어와서 국정 현안에 대하여 ‘침묵’으로 일관해온 이유가 무엇인지도 답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박근혜후보는 말을 아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야당 정치인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박근혜 후보는 직접 화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측근을 이용하여 답을 한다. 하지만 정작 박근혜위원장은 측근 즉, 2인자를 두지 않는다는 점이 특이하다. 어쩜 이 부분은 아버지 박정희로부터 받은 유산일지 모르겠다.
친박계의 좌장이었던 김무성의원이 친박을 떠난 이유도 바로 이 점에 있다. 김무성 의원이 친박계의 좌장이었던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박근혜위원장은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고 언급하였고, 그 후 김무성은 친박을 떠났다. 박근혜후보에게 2인자는 없다. 그녀는 수첩공주였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소통을 배우지 못하고 명령하는 것을 배웠다.
이제 그녀가 대한민국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다. 대통령후보가 되면 가장 큰 장애물이 야당의 강력한 후보 출현이다. 총선 때부터 문재인을 폄하하기 위한 그녀의 행보는 그래서 부지런해 보인다. 하지만 정녕 그녀가 큰 인물로 평가받기 위하여는 문재인 후보와의 선의의 경쟁을 선언해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다.
계란이 바위를 이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일까 아니면 계란이 바위를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서일까? 상식과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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