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에도 명품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국내 대형 유통기업들이 외국 명품 브랜드의 수입·유통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 특유의 안정적 유통망을 바탕으로 해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전속적 수입·판매를 통해 이윤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유통물류정책학회에 따르면 외국 명품 브랜드에 대한 국내 대형 수입업체들의 전속적 유통 구조는 각 그룹 계열사의 유통라인을 통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관세 인하 효과가 유통 업체의 마진으로 상당 부분 넘어간다는 것이다. 또 몇 개 대기업의 전속적 유통 과정에서 유통 업체 간 암묵적인 가격 담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우려할만한 상황이라고 학회는 지적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250개 유통기업 중 31%의 기업은 한미 FTA 이후 수입품 판매가를 내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가격을 내리겠다는 업체 중 75%는 판촉비 및 복잡한 유통구조를 이유로 관세인하 분 중 일부만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학회 관계자는 “FTA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는 명품을 취급하는 대형 리테일러(유통 체인)들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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