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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2011년 9월6일, 이 나라 정치사의 하나에 기록이 세워졌다. 50%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5%의 지지를 받는 사람에게 양보를 한 것이다. 이 정도만 말을 해도 누구 얘기를 하는지 다 알 것이다.
안철수와 박원순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대단한 화제였고 또한 감동이었다. 이 때 한나라당이나 야당이나 언론이 무슨 소리를 해도 국민들은 이들의 단일화를 아름다운 협력이라고 했다. 담합이라고 비난하는 정치평론가도 없었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국민들도 그의 양보를 아쉬워는 했어도 담합이라고 비난하지는 않았다. 왜일까.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탄생하기를 기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나라당은 가슴이 철렁했겠지만.
지금 민주당이 시끄럽다. 박지원의 원내 대표 출마를 두고 이해찬과의 담합이라고 한다. 담합이 뭔가. 서로 짠다는 것이다. 노름판 용어인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것이다. 박지원 이해찬은 담합이 아닌 단합이라고 한다. 담합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원내 대표에 나간다는 유인태, 이낙연, 전병헌이다. 담합의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이해찬을 이른바 친노라는 계파의 수장이이라 하고 현재 박지원은 호남정치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이해찬은 박지원에게 원내 대표 출마를 권했고 박지원은 이를 수락했다. 이해찬은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호남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고 박지원도 그런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들의 동일한 목표는 정권교체다.
현실적으로 가장 세력이 강하고 지도력도 있는 두 사람이 협력을 하는 게 좋을 리 없는 다른 출마자들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너무 낡아서 쓰기도 싫지만, 이번 한 번 더 써 먹자. 도대체 담합이란 무엇인가. 담합은 범죄행위다. 휘발유 값을 담합해서 올리면 과징금 물린다. 단합을 담합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이야 말로 담합해서 비난을 퍼붓는 것이다.
망국적 고질병인 지역정서를 깰 수만 있다면, 그것을 담합이라고 한다면 백번을 담합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괜히 실력 없다고 고백은 못하고 이름이라도 한 번 내보려고 대표 출마하면서 속 보이는 소리하는 후보자들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정직하게 겨루면 된다. 불리하다고 지저분한 경기 하면 안 된다. 어떻게 해서라도 상대의 흠집 내려고 바동거리는 모습을 보면 측은하기 그지없다. 지금 원내 대표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들어보면 그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국민들의 눈에 비치는 그들의 모습은 어떨까. 이길 선거에서 지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할 것이 분명하다. 더 고생을 해야 되겠다고 할 것이다. 더 고생한다는 게 무엇인가. 대선에서 진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국회의원 당선 됐으니 앞으로 4년 동안 별걱정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부패권력으로 인해서 고생하는 국민은 어쩔 것인가. 인간에게는 기본적인 양심이 있다. 양심이 고통을 느낄 것이다.
간신히 살아난 새누리가 다시 휘청거린다. 표절 당선자로 원내 교섭단체 꾸려도 될 형편이다. 성폭행으로 19금 정당이 되었다. 미국산 소가 광우병으로 죽었다. 촛불은 이명박 정권이자 새누리의 전신인 한나라당 치하에서 일어난 생명 지키기 저항운동이다.
조중동이 담합이라고 부추긴다. 이걸 우군이라고 더욱 기승을 떠는 입후보자들이다. 선거 운동 좋다. 자기선전 좋다. 그러나 당당하게 해야 한다. 자신들이 ‘비박연대’를 만든다고 큰 소리 치면서 어디서 담합이란 소리가 나온단 말인가.
나오고 싶은 사람은 다 나와서 표로 겨루고 당선되면 승복하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사람 됐다고 다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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