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이 새로운 세상 만든다

    칼럼 / 윤상직 / 2012-05-10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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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 융합은 그야말로 이 시대의 화두다. 오늘날 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융합에 의한 창조적 혁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오늘날의 사회는 개별 학문의 지식만으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융합을 통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때만이 세계 최초의 기술과 제품을 창조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미래사회를 주제로 한 영화들을 볼 때마다 한때는 공상에 불과했던 일들이 어느 새 우리의 현실이 되었던 사례들을 떠올리게 된다.

    휴대폰, 인공위성, 번역기 등의 제품들은 한국 최초 흑백TV가 출시된 1966년에 미국에서 방영된 TV시리즈 ‘스타트렉’을 통해 상상이 되었던 제품들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장면은 톰 크루즈가 손으로 허공 속의 디스플레이를 조작하는 부분이었다.

    영화가 나온 2002년까진 공상에 불과했던 이 아이디어가 불과 7년 만에 실제로 구현된 기술이 되었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를 봐도, 창조적 천재들이 꿈꾸던 인공수정 등 각종 기발한 상상들이 하나 둘씩 현실이 되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창조적 기술혁신만이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창조적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들의 혁신과정의 공통점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감성을 기술에 접목한 결과 시장의 규칙을 바꾸고,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된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인문은 미래 사회에 대한 상상의 폭을 확대하고, 기술은 이러한 사회를 실제 실현하는 과정에서 인문과 기술은 상호 융합하며 창조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1세기 이스라엘의 경제성장 비밀을 담은 ‘창업국가’라는 책을 봐도 인간 행태에 대한 범죄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 사기방지시스템을 개발해 성공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우리 경제는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 1위 품목수가 감소하는 등 투입 중심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퍼스트무버(First-Mover·선도자)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문과 기술의 융합에 의한 창조적 기술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기술과 인문 간 융합을 실현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해법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주 함께 모여 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문학자, 문화ㆍ예술가, 과학ㆍ기술자, 기업인이 자유롭게 소통하며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은 찾기 쉽지 않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 및 대학들도 다학제간 융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융합연구소 또는 융합 교육과정을 설립하고 있으나, 민간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인문과 기술 간 융합을 이룰 수 있는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는 못했다.

    이러한 인식하에 지식경제부는 지난 4월25일 기술인문융합창작소를 개소했다. 창작소는 기술과 인문 간 소통과 융합을 위한 열린 공간이자 기술과 인문 간 네트워킹을 촉진하는 ‘허브’가 될 것이다.

    창작소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정부의 융합 지원정책 마련도 시급하다. 그간 산업·기술 간 융합은 산업융합촉진법 제정 등을 통해 어느 정도 기틀이 마련되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문과 기술의 융합을 고려할 시점이다. 최근 개소한 기술인문융합창작소를 중심으로 국내외 융합연구 사례를 분석하며 융합을 저해하는 요소를 발굴하고, 인문.기술 간 융합을 체계적으로 지원·확산시키기 위한 기술·인문 융합 활성화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기술과 인문의 융합을 대표하는 제품인 스마트폰의 출현이 우리의 소통방식과 생활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듯이, 기술인문융합창작소의 슬로건인 ‘예상치 못한 미래를 생각하라’처럼 기술과 인문의 융합 문화의 확산을 통해 우리 기업이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놀라운 제품을 창조하길 기대한다.

    이 글은 파이낸셜뉴스에 기고했던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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