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권운동가 출옥 후 병원서 의문死

    국제 / 유은영 / 2012-06-07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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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년간 감금" 리왕양 당국 자살발표에 유족 반발
    최근 시각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陳光誠) 사건과 '톈안먼 사태' 23주년 대규모 추모 행사로 인권 문제가 다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오랜 감금생활을 마치고 출옥한 지 1년밖에 안 된 한 노동 운동가가 병원에서 의문사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은 '자살'이라는 당국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6일 오전 (현지시간) 중국 노동인권운동가 리왕양(李旺陽·62)의 유가족은 후난(湖南)성 샤우양(邵陽)시 한 병원에서 이 병원에 입원 중인 그가 병실 창문에 목을 매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공안 당국은 초기 조사를 통해 리왕양의 사망을 자살이라고 발표했지만 유가족은 20여년 투옥생활 동안 변함이 없었던 강한 의지와 사전에 아무런 자살 징후를 보이지 않았던 점을 증거로 이에 반발하고 있다.

    리왕양은 지난 1989년 당시 후난성 노동조합의 주요 책임자로, '톈안먼 사건'를 지지하는 이 지역 행사를 이끌었다. 베이징에서 대규모 군사 탄압이 진행된 후인 6월9일 그는 당국에 체포됐고, 반사회주의(체제) 등 혐의로 총 23년의 감금형을 선고받았다. 오랜 감금 생활 가운데서 그는 온갖 구타와 학대를 당했고, 지난해 5월 청각과 시각을 모두 잃고 심장질환과 당뇨병 등 질병으로 몸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로 출소했다. 그 뒤로 이 병원에서 줄곧 치료를 받고 있었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유가족은 "20여년의 오랜 투옥 생활에도 그는 줄곧 강한 의지를 보였고, 사망 전 아무런 자살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며 "그의 자살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최초로 그의 사망 모습을 목격한 여동생도 발이 바닥에 닫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의 죽음에 대해 중국의 인권운동가들은 트위터를 통해 추모행사와 진상 규명 온라인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다.

    한편 '톈안먼 사태' 23주년을 앞두고 그 행사에 참여했던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단속이 전국적으로 강화된 가운데 공안 당국은 리왕양이 입원해 있던 병원에 많은 인력을 파견해 그를 감시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반체제 사태로 규정한 '톈안먼 시위'에 대한 재평가는 없다는 입장을 올해에도 재확인했고, 홍콩에서는 18만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추도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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