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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민주당 당 대표로 이해찬이 선출됐다. 대통령 선거에 못잖은 치열한 경쟁 끝에 쟁취한 빛나는 결과였다.
여기서 빛나는 결과라 함은 지금 이 나라가 당면한 위기는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며 민주당과 이해찬이 이를 성취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국민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2년 3월 19일,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 경선 당시 광주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이루었을 당시 광주에도 지금처럼 대세론이 지배하고 있었다.
이인제라고 하는 대세론의 주인공도 있었고 한화갑이라고 하는 호남의 거물 정치인도 버티고 있었다. 광주에서만은 한화갑이 1위를 하리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그러나 대세론은 그냥 대세론일 뿐이었다. 개표 결과 1위는 노무현 38.9%. 이인제 31.3% 한화갑 17.9% 였다. 이번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도 이해찬 대세론이 잦아들고 김한길 대세론이 분위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역시 대세론은 국민의 힘과 대의와 명분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다. 이해찬 후보가 승리했다. 특히 당심이니 지역승리니 하는 것을 누르고 국민의 모바일 투표에서 승리를 한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정치공학을 안다는 사람들은 늘 논리가 복잡하다. 그러나 국민들의 직관은 단순하다. 옳으냐 그르냐가 기준이다. 이번 경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누가 진정으로 정권창출의 적임자인지 직관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제 이해찬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완벽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험구가는 신도 완벽하지 않다고 한다. 하물며 인간인 이해찬이 왜 허물이 없으랴.
굳이 지적하지 않는다 해도 명석한 이해찬으로 모를 리가 없다. 이미 그는 대표 당선기자 회견에서 밝혔다. 소통을 말하고 인화를 말했다. 진솔하게 반성했다.
이해찬 어깨위에는 태산처럼 무거운 짐이 실려져 있다. 이해찬의 치밀한 기획력과 강단, 전투력, 추진력, 장악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당을 이끌어 가고 막가파 새누리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한다는 절대조건을 될 수 없다. 당 내부의 요인도 많다. 외부의 용인도 산적해 있다. 이것을 극복해야 하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화다. 잘 알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불퇴전의 용기다.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조사하는 검사에게 민주화 강의를 하며 호통을 치던 용기와 신념. 이것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보물 같은 가치다.
정치는 공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녀야 할 것은 옳고 그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다. 죄 없는 멀쩡한 국민을 사찰하는 정권, 국민의 귀를 막고 입을 틀어막는 언론탄압, 국민 세금을 제 주머닛돈처럼 마구 퍼 쓰는 불의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한다는 단심의 결의다.
사병은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상관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 국민은 사심을 버리고 국민을 혈육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지도자를 위해서 헌신한다. 이해찬이 바로 그런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내란과 반란의 수괴가 국가의 강성을 기르는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사열을 받는 나라가 됐다. 국가방위의 책임을 지는 군의 파벌을 만들어 단결을 파괴한 하나회의 주축이 국회의장이 되는 나라가 됐다.
종북이니 좌빨이니 퇴색한 색깔론으로 국민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세상이 됐다. 12월 대선이 다가올수록 새누리가 펼칠 온갖 음해와 모략, 이를 확대 생산하며 주고받는 조중동의 반민주적 작태가 기승을 부릴 것이다.
물러나면 지는 것이다. 정면으로 이들과 싸워 물리쳐야 한다. 한 개의 화살은 얼마든지 꺾을 수가 있다. 그러나 여러 개의 화살은 단번에 꺾을 수가 없다. 이해찬 혼자서는 안 된다. 이해찬은 망국적 병폐를 치유하는 명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은 이해찬에게 그것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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