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지난해 3월의 일본 도호쿠 지진해일로 미국 오리건주 해변까지 떠내려온 일본 부두의 도크 한 토막을 보려고 군중이 몰려드는 가운데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치워야 한다는 주장이 맞붙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무개 165t, 길이 20m의 이 커다란 콘크리트 구조물을 보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오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기념물로 보존해야 한다고 당국에 전화를 하고 있다. 반면 오리건 주당국의 공원과 크리스 헤이블 대변인은 오리건주는 해수욕장 모래사장의 환경을 보존해야할 책임이 있으며 거기에는 원모습대로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물론 모든 부유물을 무조건 다 치워버리기로 자동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의 해수욕장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과거 전례에 따를 수밖에 없다. 임시 방편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보존을 요청하는 주민들과 달리 콘크리트와 강화 플래스틱으로 돼 있는 그 도크가 오리건주 뉴포트 북쪽의 유명 리조트인 어게이트 비치에는 맞지 않는 흉물스러운 존재라고 주장하는 주민들도 많다. 인근 실비아 비치 호텔의 프런트 데스크 직원인 주디 라이트는 "내가 사랑하는 해변 풍경을 망쳐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 일본제 도크는 사람들의 큰 구경거리가 돼서 지난주 초 도크가 떠내려온 뒤로 어게이트 비치를 찾은 주민들과 타지 관광객이 10만 명을 넘어섰다. 주 공원과의 집계에 따르면 도크 도착 후 며칠 간의 주차장 이용 승용차만 해도 1만1000대가 넘는다.
해수욕장을 피해서 좀 떨어진 해변으로 끌어다 놓고, 호텔 방에서 멀리 바라볼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사람, 기왕 여기까지 표류해 왔으니 기념물로 남겨야 된다는 사람, 이것도 역사의 하나이니까 보존해야 된다는 사람….
주 공원과에서는 13일 주민들의 공개 제안을 접수, 도크를 해체해서 멀리 끌어다가 도로 매립에 쓰거나 해수욕장에서 인근 항구로 끌어다가 항구의 도크 일부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며칠 안에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해체하는 쪽이 경제성은 더 낫다.
한편 오리건주에서는 쿠스 베이 인근의 한 해변에 표류해온 화물선 뉴 카리사호의 195m 짜리 선미 부분을 거의 10년이나 보존해오다 2008년에 최종 철거한 일도 있다. 이에 따라, 쿠즈 베이의 한 신문은 주 당국이 너무 성급하게 도크를 없애지 말고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라도 현장에 영구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한편 일본 쓰나미 쓰레기의 대량 도착이 예상되는 겨울이 되기도 전에 오리건주 북쪽 해안에는 부표와 플래스틱 통 같은 쓰레기들이 도착하고 있어 주 공원과에서는 더 많은 쓰나미 쓰레기와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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