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AP/뉴시스】 수감 중인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심장 박동이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등 건강이 크게 악화되고 뇌졸중 증상마저 보인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무바라크가 교도소에서 군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이집트 내무부 대변인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라 마흐무드 대변인은 이날 84살의 무바라크가 앰블런스로 토라 교도소에서 카이로 남부에 있는 마디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마디 병원은 지난 1981년 무바라크의 전임자였던 안와르 사다트 전 대통령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총격을 받은 후 사망이 선언됐던 곳이다.
이에 앞서 이집트 국영 MENA 통신은 무바라크의 심장 박동이 일시적으로 정지되고 뇌졸중 증상까지 겹치는 등 건강이 급속하게 악화됐다고 보도했었다.
MENA 통신은 또 무바라크가 마디 병원에 도착했을 때 임상적으로는 사망이 선언됐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바라크는 마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뒤 심폐소생술 등을 받고 위급한 순간은 넘겼다고 익명을 요구한 병원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무바라크의 건강 상태에 대해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무바라크는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이며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바라크의 건강 악화 소식은 대통령 결선 투표를 마쳤는데도 군부가 예정대로 권력을 민간에 이양할 것인지를 놓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이집트 정국에 불확실성을 더해 주는 새 요인으로 떠올랐다.
이집트에서는 이날 모하메드 모르시 후보의 지지자 수천 명이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여 법원의 의회 해산 명령과 모르시와 아흐메드 샤피크 두 후보 모두 대선 승리를 주장하는 혼란 속에 다시 대규모 시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지난 해 그를 축출시킨 민주화 혁명 당시 시위자 사살을 막지 못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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