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AP/뉴시스】이집트 군사최고위원회(SCAF) 의장 후세인 탄타위는 15일 군부는 '특정 세력'이 나라를 지배하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함으로써 모함메드 모르시 대통령 측과의 대립을 격화시켰다.
탄타위는 '특정세력'이 누구라고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그것이 모르시를 중심으로 한 무슬림형제단이라는 사실은 너무 명백한 사실이다.
탄타위의 이런 강경 발언은 그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만나고 나서 몇 시간 뒤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클린턴은 그에게 모르시와 잘 협력해 민정 이양을 달성하도록 요구했었다.
지난해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이집트를 지배해 온 군부와 이집트의 가장 강력한 정치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은 모르시가 지난달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권력투쟁의 양대세력으로 대치하고 있다.
이집트 군부는 모르시가 당선되기 직전 무슬림이 지배하는 의회를 해산하여 스스로 입법권과 예산권을 차지하고 새 헌법의 제정에서도 주도권을 갖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탄타위는 이날 이스마일리아에서 열린 제2군 사령관 이취임식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이집트는 모든 이집트 국민들의 나라이지 어떤 단체의 나라는 아니다. 군부는 그런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탄타위는 과거에도 그 비슷한 어조의 발언을 한 적은 있으나 모르시의 취임 이후에는 처음이어서 군부가 형제단에게 권력을 양도할 의사가 없다는 강력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클린턴은 14일에는 모르시와, 15일에는 탄타위와 만나 미국은 양측이 협력해서 완전한 민정 이양을 이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나 군부가 강행한 의회 해산이나 새 헌법 제정의 통제 등의 문제에는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었다.
그는 현재의 교착 상태를 벗어나려면 대화와 타협이라는 실질적 정치가 필요하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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