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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문재인으로 질 것인가? 김두관으로 이길 것인가?”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웃었다. 한마디로 자기도취가 수준 이상이라는 평가다. 배가 고프면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반찬이 좀 상했어도 감지덕지 먹는다.
목이 타면 정수기 물 아니라도 들이키게 마련이다. 그래도 머릿속에서는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정리해서 말도 해야 한다.
민주당 경선에 왜 저렇게 많이들 나왔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 경선에 나오면 언론을 많이 타니까 우선 나가고 보자는 생각들을 했을 수 있다.
컷오프에서 떨어질 거 뻔히 알지만 이미 각오하고 나온 것이니 충격 받을 것도 없다. 절대로 밋질 것 없으니 실컷 떠들어 보자. 이런 후보도 분명히 있다. 이래서 정치가 치사하다.
그래도 그렇지 장관 지내고 도지사까지 하던 사람이 아닌가. 말이 동에 닿는지 서에 닿는지는 알 사람이다. 김두관 후보가 지사를 그만두고 대선출마를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
대통령 안 될 거 십중팔구고 다시 도지사 할 수도 없고 경남지사 보궐선거 하는데 새누리한테 넘어 갈 거 역시 뻔하고 도지사 중간 사퇴는 도민과의 약속 위반이고, 어느 것 하나 명분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럼 왜 출마했나. 정치 좀 안다는 인사의 분석이다. 이번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초조감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차 차기에는 너무 기막힌 후보가 있다는 것이다. 누구라고 얘긴 못하지만 그 말에 일리가 있다. 그러나 기왕에 출마를 했으니 당당해야 한다.
남을 칭찬하면 자신도 올라간다.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정치인들은 나름대로 훌륭한 분들이다. 오늘 글 쓰는 대상인 김두관 후보만 하더라도 자신이 늘 자랑하는 이장출신 후보다.
이장으로 출발, 군수, 장관, 도지사, 그야말로 야구로 치면 올라운드 풀레이어 다. 그러기에 자신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해야 한다.
품위가 표 갖다 주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요즘 하는 행보가 걱정이 되어서 하는 소리다. 남의 눈에 표가 날 정도면 지나친 것이다.
모두 들 내가 문재인을 지지하니까 당연히 그런 소리를 한다고 하겠고 그런 지적을 인정한다. 그러나 문재인에 대해서도 지적할 것은 지적한다. 뭘 지적했느냐고 하면 그건 못 밝힌다. 이해해 주기 바란다.
12월 대선에서 야당은 승리해야 하고 승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대세론 운운 했지만 이미 대세론자기들만의 것이고 입에 담는 사람도 별로 없다.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도 있지만 실제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국민은 의혹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산해진미 진수성찬을 앞에 차려 놨다 해도 수저를 들지 않으면 뱃속에 들어가지 않는다. 투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국민이 야당을 지지한다고 해도 야당 스스로 국민의 표를 받아 드릴 준비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경선후보들의 상대방 비방은 정도를 넘었다는 것이다.
토론이 점잖으면 긴장감이 떨어지고 재미도 없다고 하지만 이건 애들이 싸움 구경 좋아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치열하게 토론하되 사실에 근거해야 되고 헐뜯기가 되어서는 안 되며 이는 후보 전체에 품격을 떨어트린다. 정책으로 대결해야 한다. 대통령은 싸움을 잘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과 경륜이 탁월해야 한다.
온 몸으로 싸워야 할 적군은 따로 있고 경선후보들은 함께 가야 할 동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군이 모두 중상을 입으면 자신도 외로워진다. 전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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