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당할 만큼 당했다 성인군자 될 것인가

    칼럼 / 이기명 / 2012-08-01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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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명 시사평론가

    (이기명 시사평론가) ‘때린 놈은 발 오므리고 자고 맞은 놈은 발 뻗고 잔다.’ 우리나라 속담이다. 천만에 말씀이다. 약육강식의 세계, 힘 센 놈이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이다.


    특히 한국 정치는 완전무결한 정글의 법칙이다. 합법을 가장해 불의한 정치권력과 결탁한 위장 세력은 눈을 멀쩡하게 뜨고 있는데도 국민들은 병신으로 만든다.


    한명숙 전 총리의 재판을 보면서, 곽노현 교육감 재판을 보면서 국민은 얼마나 분노에 떨었는가.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몰아넣은 정치권력의 만행에 국민은 치를 떤다. 소환되는 전직 대통령을 창문으로 보며 희죽이 웃는 검찰 간부의 모습에서 인간포기를 느낀다.


    정치가 개떡같이 되는 이유의 90%는 국민이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 생각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유당 독재와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를 뒤엎은 국민의 위대한 저항은 역사에 길이 남아야 하지만 국민의 답답한 침묵이 정치꾼들로 하여금 국민을 무시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 역시 부정을 못한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경선 경쟁이 치열하다. 8명이 나온 예선 컷오프에서는 3명이 탈락했다. 탈락후보들은 속상하겠지만 경쟁이니 도리가 없다. 이제 5명이 남았다. 그 동안 토론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물 불 가리지 않는 수준의 막가파식 상대방 공격이다.


    사리에 맞던 안 맞던 문제가 아니다. 우선 때리고 보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세상이 다 아는 경쟁력 1위 후보다. 문재인을 넘어서야 된다는 강박관념은 완전히 이성을 마비시킨 상태다. 살기마저 느껴진다. 당을 함께 하며 민주화 투쟁을 한 동지들인가 의문이 들 정도다.


    꼭 이래야만 하는가. 이러지 않고는 자신을 알릴 방법이 없는가. 심지어 어떤 후보는 악수까지 거부했다는 오해를 살 정도다. 경쟁은 하되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을 하면 안 될 것이다.


    홍보도 문제다. ‘문재인으로 질 것인가, 김두관으로 이길 것인가’ 심하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책임이 있다는 것도 잘못 짚은 비난이다.

    검찰에 면죄부를 주는 것인가. 총선 책임론은 또 무엇인가. 참여정부 실패론도 그렇다. 잘못한 것도 분명히 있지만 이명박 정권보다 더 실패했단 말인가. 상식적 객관성이 있어야 설득이 된다.


    답답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문재인의 대응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무대응이나 다름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들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기 때문일 수 있다. 이기던 지던 함께 할 동지라는 의미도 있다. 싸우면 모두가 상처를 받기 때문이라는 염려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도 정도 문제다.


    8명의 후보자가 퍼붓는 매타작이 그냥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같은 수준의 막가파 공격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할 말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할 말 못하고 죽은 귀신은 묻힐 곳도 없다는 말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책임이 있다는 말은 정치꾼들이 하는 소리지 제대로 양식이 있는 사람이 문재인에게 할 말이 아니다. 그래도 참는 것을 보면서 문재인이 성인군자가 아닌가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5명의 후보가 벌이는 경선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치열하되 저열해서는 안 된다. 참모들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문재인이 아무리 강인하다 해도 잔매에 골병이 든다. 매 앞에는 장사가 없다.


    냉정하게 말해서 민주당 안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문재인이다. 타 후보들의 근거없는 비방이나 공격에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선거는 인내력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가 부활하느냐. 말라 죽느냐 하는 절체절명의 비장한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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