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통령, 국방장관 전격 해임

    국제 / 뉴시스 / 2012-08-13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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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참모총장도 동시 해임… '박탈' 대통령 권한 되찾기 위해 결단

    【카이로=AP/뉴시스】모하메드 모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12일 모하메드 후세인 탄타위 국방장관 겸 군사최고위원장과 사미 아난 육군 참모총장을 해임해 대통령 고문으로 임명했다.

    이런 조치는 그가 취임하기 전에 군부가 그로부터 박탈한 대통령의 권한을 되찾기 위한 가장 과감한 결단으로 군부가 이에 응할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해임해 대통령 고문으로 임명한 것은 이들 군부의 최고 수장 2명이 사전에 동의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모르시는 또 해군과 공군의 수장들도 전역하도록 명했으나 이들에게도 다른 상위의 보직을 주었다.

    그는 이날 고위 법관인 마무드 메키를 부통령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메키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29년에 걸친 독재기간에 벌어진 선거 부정들을 공식적으로 비난해 온 개혁적인 법관이다.

    이집트사회민주당이라는 신당을 창당했으며 모하메드의 무슬림형제단과 군부를 모두 비판해 온 중진 정치인 모하메드 아불 가르는 이집트의 정권 투쟁이 드디어 모르시의 승리로 끝났다고 말했다.

    "군사최고위원회는 권력과 지위를 잃었으며 이것은 필연적이었다. 군부는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위한 정도를 택하지 못했기에 앞으로 권력투쟁 과정에서 갈수록 힘이 빠질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엔지니어 출신인 모르시는 강력한 군부와 대면해 자신의 권위를 주장할 수 있는 길을 은밀히 모색해 왔다.

    그는 5일 시나이에서 무장세력들이 이집트 병사 16명을 사살하자 그 기회를 이용해 8일 정보국장을 해임했다.

    이 정보국장은 이스라엘 측에서 그런 공격이 곧 있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이집트 언론에서 비난을 받고 있었다.

    이집트의 첫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면서도 군부의 지지를 받지 못한 모르시는 이 시나이 사건을 계기로 군부의 두 최고위 지도자들을 대동하고 현장을 방문하는 한편 군부 최고수뇌들과 몇 차례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TV 연설을 통해 스스로를 군최고 통수권자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그는 탄타위와 아난의 후임도 군사최고위원회 소속 장성들 가운데서 임명했으며 그것은 이번 조치가 군부의 동의를 얻었거나 아니면 군부 내의 갈등이 있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의 조치로 모르시는 그의 임명을 앞두고 군부가 박탈한 대통령의 권한을 되찾았으며 헌법 제정과 관련된 권한도 회복했다.

    그는 현재 헌법을 초안하고 있는 100인 위원회가 어떤 이유에서건 이를 마치지 못할 경우 그가 15일 이내에 새로운 위원회를 임명해 3주일 이내에 초안을 마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헌법 초안이 채택되면 이에 따라 의회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정치분석가 가말 압델 가와드는 "문제는 이번 결정들로 갈등과 권력의 2중 구조가 해소될 것인지 아니면 이에 대한 저항이 일어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무튼 이것은 커다란 변화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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