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대법관의처세, 적절치 않다.

    칼럼 / 이기문 / 2012-08-28 14: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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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문 변호사

    (이기문 변호사)대법관은 대한민국 사법부 최고의 자리이다. 대법관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대법관이 다루고 있는 업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민생을 보살피는 자리이기도 하며, 법적 분쟁의 최종 해결사의 자리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법관직은 어느 진영 논리에 따라서는 안 되는 특수한 자리이며, 대법관은 언제는 신중하고 정의롭게 처세해야 한다. 이는 대법관 재직 시는 물론이고, 퇴임 후에도 마찬가지이다.

    일찍이 조무제 전 대볍관은 대법관 퇴임이후 일체의 공 사석에 나서지를 않았다. 그는 심지어 변호사 사무소를 개소하는 것도 하지 않았다.

    일부 대법관이 퇴임하고 나서 변호사 사무소를 열거나, 로스쿨의 교수로 가는 경우는 보아왔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대법관 출신들이 지극히 조심스런 행보를 해온 것과 비교해볼 때 안대희 전 대법관의 처세는 도마에 오를만 하다.

    물론 대법관 출신으로 정치권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없지는 않다. 이회창 전 대법관이다. 당시는 대법원 판사라고 명명했었던 시절이다.

    그는 대법원 판사를 역임하고 난 이후에 감사원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감사원 원장 퇴임이후엔 국무총리로, 그리고 국무총리 퇴임이후엔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의 길로 들어서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실패한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의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이번에 이례적인 대법관 출신이 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다. 그는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에 임명되었다.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은 아니라는 그의 변명은 오히려 초라하게 들린다.

    그도 스스로 고민했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을 하는 게 아니라 (정치 쇄신과 비리 척결의) 큰 틀을 잡고 바른 방향으로 나가는 데 생각이나 경륜을 보탠다는 의미”로 새누리당의 선대위원이 되었다고 밝혔다.

    건방진 생각이기도 하다. 자신의 경륜을 보탠다는 것은 대법관으로서의 경륜을 의미할 것이다. 정치가 바른 방향으로 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쇄신과 비리 척결을 하는 자리라면 차라리 정치인으로 명명백백하게 선언하고 정치인으로서 그 길을 걷는 것이 정도이다. 정치인이 아닌 비당원으로 정치쇄신을 하겠다고 소신을 밝히는 것은 어줍지 않는 일이다.

    정당에 입당을 하고 안하고는 물론 개인적인 정치적 자유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대법관 출신이라면 문제는 다르다. 조금 더 신중하게 처신하든가 아니면 본인의 정치적 소신을 밝히고 분명하게 정당지지를 선언하고 하든가 해야 할 일이다.

    그가 특정 정당을 위하여 일하는 것은 그의 자유다. 그가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안하고도 별 상관이 없다. 피 묻히기 싫어서 비닐 옷을 입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는 새누리당 성향의 인사로 분류될 것이며, 결국 그가 대법관으로 재직하고 있었을 당시 그가 썼던 판결들도 보수적 성향으로 썼었을 것으로 국민들은 생각하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검찰 출신들의 대법관 임명과 관련하여 사후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제 검찰 출신들의 대법관 임명은 전적으로 금지되어야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대두될 것이다.

    결국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대법관이 퇴임 후 특정 정당을 위하여 일하는 모양은 어느 모로 보나 적절치 않으며, 경솔한 행동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대법관으로 임명되어 이름을 얻고, 그 후에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걸어가려는 정치인이었다는 평가를 들어야 할 것 같다.

    그가 인터뷰에서 밝힌 “언제든지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그만두겠다. 박근혜 후보의 가족도 (감독 대상에) 당연히 포함 된다”고 강조한 것은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국민들의 마음은 허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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