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논리,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칼럼 / 이기문 / 2012-09-11 16: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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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문 변호사

    (이기문 변호사) 손학규 경선후보가 인터뷰를 했다. “짜인 각본으로는 12월의 통곡뿐이다. 불패 필승의 시나리오를 써 나가자”, “시나리오의 작가는 국민이다.

    국민이 쓰는 시나리오, 대역전의 드라마가 막 시작된다. 국민이 만드는 시나리오에서 손학규가 기꺼이 춤추고 기꺼이 울겠다.”고 말이다.

    지금현재 민주당 경선과정을 짜인 각본으로 표현했다. 자신이 1등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울, 경기에서 자신이 1등을 할 수 있도록 서울 경기의 국민들이 대역전의 드라마를 써달라고 읍소했다.

    지금의 문재인 후보로는 12월의 필패라는 시각이다. 그러니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는 자신으로 후보를 확정해달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손학규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 손학규의 사고가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점이다. 서울 경기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문재인에게 1등을 준 것은 짜인 각본이라는 논리이다.

    서울 경기 이외의 지역 사람들은 모두 짜인 각본에 따라 춤을 추었다니... 그러니 서울 경기 국민들께서는 짜인 각본에 따라 움직이지 말고, 대역전의 드라마를 써달라는 그의 논리는 과연 옳은 것일가?

    만약 서울 경기에서도 문재인이 1등을 하면 또 다시 서울, 경기 지역의 국민들도 짜인 각본에 따라 춤을 추었다는 이상한 논리를 또 주장하고 나설 것이 분명하다.

    그가 이야기한 승리의 혈로는 과연 경기와 서울일까? “경기도와 서울에서 승리의 혈로를 뚫자, 민주당 경선에 역동성을 살리자, 이렇게 무난하게 가면 대선도 무난하게 진다”는 그의 논리는 참으로 이상하고 괴변스럽다.

    자신이 승리하면 승리의 역동성이 살아나서 이기고, 문재인이 1등을 하면 무난히 진다니...이것이 대통령 경선후보에 나선 사람의 이야기 일 수 있을까?

    그는 다시 읍소했다. “이제 화를 거둬 달라. 그 대신 변화와 희망의 대역전의 감동과 필승의 깃발을 들자”고 말이다. 짜인 각본에 춤을 춘 사람들에 대하여 화를 거둬 달라는 말인지, 아니면 서울 경기 지역의 국민들에게 화를 거두어 달라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손학규의 논리는 철저하게 현실을 외면한 논리이다.

    적어도 손학규 후보로서는 솔직하게 서울 경기 지역의 국민들과 전국의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뉘우치고, 그 동안 자신의 부족함에서 표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하여 인정하고, 자신이 문재인보다 왜 잘 할 수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손학규후보는 민통당 지도부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룰로 강압적으로 밀어붙였다.”고 했다. 경선 규칙은 경선기획단장인 추미애의원이 각 후보 진영의 사람들과 함께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마치 지금의 민통당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밀어 붙여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는 태도를 가지고는 서울 경기 지역의 국민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할 것이다.

    자신이 당대표를 할 때를 생각해보라. 자신도 자신의 계보를 챙기지 않았나! 지금도 자신의 캠프 주변에서 움직이는 국회의원들은 모두 자신이 당대표를 하던 시절에 직접 자신의 손으로 공천했던 사람들 아닌가?

    지난 19대 총선 때 인천지역에서 자신의 계보원을 후보로 공천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자신은 마치 계파정치로부터 자유로웠던 듯이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누워서 침뱉기 아닐까?

    패거리정치와 밀실담합 정치를 했던 것이 자신이라는 점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진정한 대통령 후보로 거듭나고 지지를 받으려면,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곳이 어느 자리이든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국민에게 해야 한다.

    후보의 자리이든, 참모의 자리이든 말이다. 겸손하게 호소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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