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들

    칼럼 / 신봉승 / 2012-10-21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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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봉승 극작가

    (신봉승 극작가) 대통령 선거일이 시시각각 다가와서 이젠 초침 소리가 들릴 정도로 화급한 지경인데도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후보들의 국가관(國家觀)을 살펴 볼 방법이 없다.

    모두가 지엽말단이거나 시류에만 매달려 있는 탓에 그들 중에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처한 딱한 처지가 조금도 나아질 것 같지가 않다.

    그들은 소속된 정당을 위한 일에 나선 것은 확실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위해서는 무엇을 하겠다는 확고한 공약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5년 전에 있었던 대선 때의 일들을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을 뿐, 뭔가 달라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은 후보들이나 그 참모들의 자질을 의심받아야 마땅하다.

    박근혜 후보는 새누리당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고,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을 위해서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이며, 안철수 후보는 말 그대로 무소속 후보여서 다른 두 사람의 후보가 짓거리는 일에 댓글을 다는 정도의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대통령 후보는 한 사람도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우리정부가 수립 되어 6십 수 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본의든 아니던 쌓인 적폐가 이루 헤아릴 길이 없다.

    꼭 고쳐야할 적폐임을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알면서도 어느 누구도 고치지 않았던 탓으로 우리 경제가 비록 세계의 정상급에 도달해 있다 해도 국가의 신용등급은 밑바닥을 헤매고 있다.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이 엄연한 사실을 모를 까닭이 없을 것인데도 어느 누구도 그 적폐를 바로잡아서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을 세계의 선진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공약을 하는 후보가 없다.

    그들에게 국가관이 확립되어 있지를 않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더 나쁘게는 우리가 간직한 가장 저급한 폐단의 하나인 정경유착이나 낙하산 인사,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지도자들을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결단(?)을 표명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과 같은 부류임을 공인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국가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 우리에게 정말로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다.

    국가정체성이 확립되면 모든 부정은 발을 붙이지 못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사인식이 깨어있어야 한다. 이 간단한 이치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대통령 후보들의 한심한 사고를 무엇이라고 탄식해야 하는가.

    결단코 말하거니와 국가정체성을 확립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 주는 것으로 미래의 대한민국을 설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면, 지금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그 절실한 소임에 발목을 잡힐 위험이 있다.

    부정과 부패에 익숙해 있고, 금시 들통 날 일을 거짓말로 얼버무리다가 감옥으로 가는 소위 정치지도자의 언동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런 폐단의 정치의 틀에서 헤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60여 년 세월동안 우리는 그런 터무니없는 일들을 수없이 보면서 살아오지를 않았는가.

    그 모순을 깨고 허무는 것이 지금 우리가 당면한 최선의 과제다. 지금이라도 늦질 않았다.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의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이어야 하는가를 입술이 아니라 온 몸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소리 높이 외쳐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매진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국가의 미래를 염원하는 대통령 후보와 만나게 되지를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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