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소는 20일 ‘PER(주가수익비율)로 본 한국의 주가-코리아 디스카운트 사라졌다’ 보고서를 통해 “PER 지표로 볼 때 최근 우리나라 주가는 다른 나라와 비교 할 때 평균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값을 보인다”며 “오랫동안 지적돼 오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사라진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주가가 적정 또는 균형 상태에서 형성되면 기업들이 내재가치에 따라 평가를 받으면서 자금조달이 가능해지고 궁극적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PER은 상대적인 주가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지표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한다. 이 비율을 비교해 이익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판단한다.
보통 낮은 PER은 기업의 이익창출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근거로 제시된다. PER이 낮은 것은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수준이 낮은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PER은 국가간 주가 수준 비교에도 자주 이용된다. 주식시장 전체 PER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PER이 높다면 고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연구소가 PER을 통해 분석한 주가 수준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 신흥국 시장보다 낮고 선진국의 50~60%에 불과했던 PER은 비교대상 주요국 48개국 중 9위로 신흥 시장은 물론이고 선진국 시장보다도 약간 높다.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제공하는 국가별 PER을 비교해도 우리의 상대적 주가 수준은 낮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2월28일 기준 우리나라의 PER이 16.5로 53개국 평균 14.8(중앙값 14.4)에 비해 높았고 PER 순위도 12위를 기록했다. 미국 15.6, 일본 15.6, 프랑스 14.5, 영국 12.6, 독일 12.1 등 주요 선진국 주식시장의 수치는 우리에 비해 낮았다.
신흥시장 중에서는 인도가 17.8로 우리에 비해 높았지만 브라질 14.4, 중국 8.2, 러시아 6.2 등 주요 신흥시장도 한국에 비해 낮았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에 “우리 주가가 기초적 요인에 걸맞도록 제자리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금융부실 예방, 재정 안정 강화 등을 통해 거시건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국가 리스크를 계속 낮춰 나가야 할 것”이라며 “회계제도, 신용평가, 공시 등 기업과 관련된 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 효율성 등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에 대해서는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수록 개별 기업의 주가는 내재가치에 따라 등락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내재가치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의 기초적인 요인 변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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