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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원 포천시장) 지난 5일은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추운 겨울을 동면으로 견뎌낸 생명체들이 땅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는 경칩이었다.
24절기의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을 보내면서 이제 본격적인 농사 일정이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내리고, 만물이 한껏 소생하기 시작하는 봄기운이 완연해졌다.
요즘과 같이 우리 농촌이 어려운 시기가 또 있을까? 고령화 사회다 뭐다 해서 여기저기서 일손 부족을 토로하고, 똑같거나 비슷한 작물을 재배하면서 같은 농업인들과 경쟁하는 것도 모자라 값싼 수입 농산물이 밀려들어오면서 다른 나라의 농업인들과도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형국에 놓여 있다.
싸워야할 대상은 사람이나 농작물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장마와 폭우,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발생한 인명 피해나 재산 손실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렇다면 자연과의 싸움에 있어서 무작정 손을 놓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는 없는 것일까? 누구나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쯤은 익히 알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할 것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농사를 시작하는 요즈음과 같은 시기일수록 더욱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도 말이다. 잘 알려져 있는 일화는 아니지만 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공장시찰을 나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사소한 부분을 먼저 살폈다고 한다.
공장 정원의 나무 상태, 화장실 청결 상태, 직원들의 표정 등과 같이 지나치기 쉬운 부분들을 말이다. 이 사례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작은 부분들을 그냥 지나치고 넘겨버리면 사소한 실수와 잘못이 훗날 큰 재해와 사고를 가져다줄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시작하기 전, 시작한 후에 왜 철저하게 준비하고 점검해야하는지를 알려준다. 작게는 품종을 고르는 일부터, 비료, 농수로 확보, 농기계 점검 등 한 해의 농사를 짓기 전에 주의 깊게 살펴보고 결정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대충대충 넘어갈 것이 아니라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관련 기관에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해 가장 최상의 결정과 준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농사일정을 짜고,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하고 싶다면 우리 주변의 수해 및 재해 취약지를 한 번 더 점검하고, 농업기술센터의 행정지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봄직 하다.
농업인이 잘사는 복지농촌 건설을 위해서는 시정과 농업인, 농업기술센터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하며, 끊임없이 소통하고 교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농업은 우리 산업의 뿌리가 되는 1차 산업이다. 농업이 흔들리면 국가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농업인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농업은 육체적인 노동력의 비중이 다른 산업들보다 크지만 그에 비해 손에 쥘 수 있는 수익구조는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힘이 들어도 자신이 흘린 땀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좋겠지만, 힘은 들 때로 들고 돈은 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대를 이어 자신의 자식들에게 농업을 물려주고 싶다는 농업인들의 수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향하는 귀농 인구의 발길이 잦아들고 있다고는 하나 상당수가 수익성이 높은 작물과 가축 사육 등에 치중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농산물들의 절반 이상이 값싼 수입산으로 대체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비단 우리 포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농업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를 불 보듯 손 놓고 지켜보기만 한다면 언젠가 이 땅에 농업이라는 산업 자체가 존폐위기에 빠지고 말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농업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포천시농업기술센터는 우리 포천시의 농업인들의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향토자원 발굴과 육성, 무궁무진 포천 농특산품 대축전, 산정호수 체험마을 조성, 성공하는 귀농귀촌 지원 등의 틀을 마련해두고 있다.
기관의 독자적인 행보가 아니라 진정으로 농업인들과 보폭을 맞추기 위한 협력과 상생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포천시의 발전과 혁신, 우리 농업이 설 자리를 공고히 만들려는 이러한 노력과 시도들에 우리 농업인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동참할 시기임을 자각하여야 한다.
농기구들을 손질하고 종자를 챙기며 한 해의 농업을 시작하는 봄, 농업인과 유관기관과의 협력과 소통을 통해 탄탄한 농촌을 만들어나가는 활기찬 한 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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