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운용중인 자산 중 현금과 예치금의 예치금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보유한 자산의 반 이상이 ‘운용’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산운용사의 FY’12 고유재산 운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84개 자산운용사의 고유재산은 3조 4349억원으로 전년(3조 4008억원) 대비 1.0%(341억원) 증가했다.
이 중 현금 및 예치금은 총 1조 8494억원으로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안전자산 위주의 운용에 집중한 결과다.
현금 및 예치금의 58%(1조 732억원)는 최근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률 제고를 위해 주로 장기(3개월 이상) 현금성자산에 예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84개사 중 42개사가 현금과 예금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국계 운용사(21개사)는 모두 현금·예금만 보유중이다. 금융기관별로는 은행에 예치된 돈이 90.3%(1조 6,700억원)에 달했다. 현금성 자산의 상당부분이 사실상 ‘운용’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 자산운용사들이 보유중인 유가증권은 무려 82.5%가 계열사 증권과 자사펀드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의 계열사 지분 비중은 90.8%(4564억원)나 됐다.
이들 계열사 지분의 대부분은 해외현지법인 출자분(3921억원, 85.9%)이며, 미래에셋의 해외현지법인 출자 평가액 감소 등에 따라 전년 대비 146억원(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권은 대부분 국공채, 우량등급 회사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됐고, 펀드의 94.2%(5788억원)는 자사펀드에 대한 투자였다.
회사별로는 47개사의 고유재산이 증가하고 37개사는 감소했다. 고유재산 1000억원 이상인 회사는 5개사로, 업계 전체의 46.0% 차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운용수익 악화 등으로 고유재산에서 운용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었다”면서 “고유재산 운용의 리스크관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자사펀드 투자확대 등과 관련해 고유재산 운용의 적법성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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