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가슴을 졸이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전국민이 무더위로 잠을 설치고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공장이 서고 있다. 정부는 국민에게 콘센트를 뽑아라, 에어컨을 꺼라 몰아세우고, 국민이 원전 1기, 발전기 한 대의 발전과 정지를 걱정하는 나라가 되었다. 어제는 겨우 위기를 넘겼다. 참으로 위대한 국민이고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언제까지 하루하루를 연명할 것인가. 폭염 속에서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대정전 속에 빠져들고 있다. 이러고도 정부를 믿어 달라고 할 수 있는가? 정부는 정책적 미봉과 임시방편과 책임전가로 일관했다.
에어컨을 끄거나 공장을 세우는 정책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곳간에 쌀이 있는데 왜 밥을 굶자고 하는가? 이미 충분한 용량의 비상발전기는 이럴 때 쓰기 위해 준비된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활용하는 데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 전기가 모자라기 때문에 원전을 지어야 한다는 강변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 정부는 원자력발전소를 10년 내에 11기나 짓고 화력발전을 50기나 건설한다는 계획을 밀어 붙이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이 계획은 가당치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정부의 원전건설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전력난 위기가 부풀려지고 촛점을 흐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57개 원전 중 55개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전력공급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은 이유는 평소 산업체 사용 전기의 20% 이상을 자가발전으로 생산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그 비율이 4%에 불과하다. 우리도 국내 전력소비의 51.8%를 차지하는 산업체의 자가발전 확대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미 비상발전기를 이용한 대정전 극복방안은 어제 기업들과 공공기관의 자발적인 참여로 확인되었다. 이것은 마치 정부가 해결을 못하니까 전국의 기업체에서 비상발전의 의병이 일어나 전력대란을 겨우 막은 것과 같다. 제철소, 자동차공장, 석유화학 및 전자업체, 대기업그룹, 연구소, 리조트 등 수 많은 민간기업에서 자발적으로 비상발전기를 가동시켜 전력을 공급 했다. 공사와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도 동참하여 자발적인 비상발전기 가동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언제까지 기업과 국민의 애국심과 자발성에만 이 문제를 맡겨 둘 것인가?
정부는 비상발전에 동참하는 기업과 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는 대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전기생산을 위한 연료비 지원과 설비보완이 가장 중요하다. 주의단계에 돌입하는 경우 비상발전에 들어간 연료비와 설비보완에 세금을 감면해 주어야한다. 비상발전으로 아무리 작게 잡아도 최소 300만KW를 확보할 수 있고 이것은 원전 3기의 발전용량을 확보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번에 이 일을 상시적으로 안전하게 이뤄 낸다면 우리는 더 이상 원전을 짓지 않고도 전력난을 해결할 수가 있고 매년 5조 이상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이 정책은 탈핵으로 가는 길이고, 감세이고, 복지예산의 문제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현재 전국의 아파트, 기업, 산업체, 공공시설 등에는 2,218만KW에 달하는 비상발전기가 있다. 1,000KW급 이상 대형발전기의 발전총량만 해도 606만KW에 달한다. 평상시에는 전기가 남아돌다가도 전력피크 시에 100∼200만KW 공급부족으로 대정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상발전기의 절반만 활용해도 안정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발전기는 도대체 언제 누구를 위해 쓴단 말인가!
정부는 비상발전기 가동을 활성화, 확산시킬 수 있는 지원대책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현행 전기사업법(29조, 30조)에는 ‘천재지변, 경제사정의 급변에 준하는 사태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정부는 자가발전설비 보유자에게 전기공급을 명할 수 있고, 이때에는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가동 가능한 비상발전 시설은 충분하다. 전력공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도 있다. 당면한 급한 상황은 응급대처를 하더라도 정책적으로 안정적인 제도정비와 보완이 필요하다. 소방법과 의료법 등 관련법률과 시행령, 조례의 정비를 통해 정부는 비상발전기 가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지원대책을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국민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 주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선풍기와 에어컨을 돌려 드리자. 이것이 이 여름에 정부와 정치가 해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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