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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시헌 국가기술표준원장 |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융합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엔진 프로젝트는 우리나라가 첨단 신기술 개발을 통해 퍼스트무버(First Mover)형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자못 기대가 크다. 중요한 것은,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사실상 ‘기술 확산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의 확산을 통한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표준의 역할이 중요하며, 표준에 의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개발이 기술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 기회의 창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신기술이 널리 확산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에 관한 표준을 선점·주도하여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시장을 새로이 창출하거나 기존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예는 많이 있다. 1970년대, 소니사 ‘베타맥스(Betamax)’ 방식과 마쓰시타사 ‘VHS’ 방식 VCR(비디오녹화기) 경쟁은 사실상 표준을 장악한 ‘VHS’ 방식이 시장을 장악하였으며, 인터넷 접속을 위한 웹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의 싸움은 마이크로소프트사 ‘익스플로러’의 완벽한 승리로 끝이 났다. 표준이 기업의 운명을 바꾸고 산업의 판도를 바꾼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에도 전기차 충전방식을 놓고 일본 업계 중심의 ‘차데모(CHAdeMO)’와 미국과 독일 자동차 업계가 주도하는 ‘DC 콤보’, 프랑스 르노의 ‘AC 3상’이 국제표준을 놓고 3파전을 벌이는 등 곳곳에서 표준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89.8%의 무역의존도를 가질 만큼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이다. 국민총생산액이 1조1975억 달러인데 무역규모가 1조752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우리 경제가 수출을 하지 않고는 국가의 부를 형성할 수 없는 구조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의 국제무역환경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자유무역을 추구하지만, 실상은 비관세장벽 등 무수한 보호무역 수단이 가동되고 있어 수출증대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비관세장벽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기술장벽(TBT)이다. 기술장벽이란 기술규정, 표준 및 적합성 평가절차 등이 국제교역에 불필요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기술장벽을 극복하는 근원적인 해결책이 바로 국제표준을 선점ㆍ주도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업엔진 프로젝트가 지금과 같은 무역환경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략적인 국제표준화는 필수 요소이다.
기술개발과 함께 국제표준 선점 전략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표준을 선점하지 못한다면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주류그룹에 진입하여 국제표준 제정·개정시 우리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칫 후발주자가 되어 남들이 만들어놓은 표준을 따라가느라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는 어려움을 예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신산업 분야 표준에 대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전략적 국제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산업엔진 프로젝트로 선정된 중점분야에 대한 기획-R&D-국제표준화로 이어지는 ‘일체형 표준화 시스템’을 통하여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더욱 적극적으로 산업엔진 프로젝트의 성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의욕적으로 추진되는 산업엔진 프로젝트가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신시장을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전형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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